야간 골프를 하고 있는 벨라스톤C.C. 야경 이하 자료 및 사진: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값싸고 시원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야간영업을 하는 골프장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20일 발표한 「야간영업 골프장 현황」자료에 따르면, 야간영업을 하는 골프장(올해 7월 기준)이 238개소로 전체 골프장 527개소(군 골프장 제외)의 45.2%에 달했다.
야간영업을 하는 이유를 보면, 골프장측은 있는 시설을 활용해 줄어드는 매출액을 보전할 수 있고, 골퍼들은 무더위 속에서 값싸고 시원하게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간영업을 하는 대중형 골프장 18홀 이상은 128개소로 전체 261개소의 49.0%, 대중형 9홀은 57개소로 전체 112개소의 50.9%에 달했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은 53개소로 전체 154개소의 34.4%에 불과했다.
대중형 골프장들이 야간영업을 많이 하는 이유는 골퍼들에게 편의 제공보다는 수익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것이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들은 코스잔디 훼손, 인력관리 어려움 등 때문에 야간영업을 기피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 계열 골프장이나 공공 골프장, 소수정예의 회원제 골프장들은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서 야간영업을 하지 않는다.
지역별로는 골프수요가 풍부한 수도권·영남권에 집중되어 있다. 수도권에는 78개소로 지난해보다 5개소 늘어나면서 가장 많았고 야간영업 골프장 전체의 32.8%를 차지했다. 이는 수도권의 골프장수는 턱없이 부족한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그린피가 폭등하면서 그린피가 싼 야간라운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대구·경북권은 45개소, 부산·울산·경남권 35개소 순이다. 영남권은 골프인구가 수도권 다음으로 많다.
강원도에는 24개소, 충북 21개소씩 야간영업을 하는데, 이들 지역은 자체수요보다는 수도권의 골퍼들을 유치하고 있다. 반면 야간 골프수요가 부족한 전북은 4개소, 제주도는 2개소에 불과하다.
연도별로는 2021년 166개소에서 2023년 184개소, 2024년 213개소, 그리고 올해에는 238개소로 2021년보다 72개소 늘어났다. 앞으로도 수익성 제고를 위해서 야간영업 골프장수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레저연구소 측은 전망했다.
야간라운드를 하면 골퍼들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벨라스톤CC(강원도 횡성)의 경우, 7월의 주간(2부) 그린피는 12만 9,000원, 주말 15만 9,000원이지만 야간(3부)에는 주중 9만 9,000원, 주말 12만 9,000원으로 주간보다 3만 원 싸다. 캐디피는 주간에 팀당 16만 원이지만 야간에는 10만 원(마샬 캐디피)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골프장에서 야간에 골프를 치면 주간에 치는 것보다 1인당 4만 5,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수도권 대중형 골프장인 소피아그린CC(경기도 여주)에서도 야간라운드를 하면 3만~6만 원 절약할 수 있다.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운영하고 있는 이 골프장의 7월 주간 그린피는 주중 16만 원, 주말 22만 원이지만 야간에는 주중 13만 원, 주말 16만 원이다.
골프장들도 기존 시설을 활용해 매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 야간에 마샬캐디제를 실시하고 있는 벨라스톤CC의 경우, 지난해에는 1만 5,700명의 골퍼들이 이용했고 1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야간에 골프치면 골프비용이 저렴하고 시원하게 플레이할 수 있어서 여성, 젊은층 등 알뜰골퍼들이 선호하고 있다”며 “골프장과 골퍼들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고 지구온난화의 가속화 등으로 야간영업 골프장들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