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곁으로 간 ‘노무현의 후견인’
시그너스 골프장 운영, '골프대중화'에 기여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원한’ 후원자였던 '의리맨'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2일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고 강 회장은 2007년 11월 뇌종양 판정을 받은 후 수술을 받았으나, 호전되지 않아 경기 이천의 한 요양원에 향년 60세의 생을 마감했다. .
충북 충주 소재의 시그너스 골프장(27홀)을 운영하며 '골프대중화'에도 남다른 관심을 기울였던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 재임시절 부부 동반 라운드를 이곳에서 할 정도로 애정을 쏟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보석으로 풀려난 강금원 회장이 2009년 5월26일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의 빈소에 조문한 뒤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울먹이던 강 회장의 회한의 눈물은 흩어졌던 '친노 세력'을 다시 결집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95년 노 전 대통령이 부산시장으로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직후였다. 그러다 2000년 총선에서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한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찾아가게 된다. 그는 “당신은 생각이 바른 정치인이다, 당신 같은 정치인이 성공하길 바란다”며 악수를 청했다.
이후 두 사람은 자주 만나 교우 했다. 강 회장은 평소 “부산 사람 노무현 대통령이 보여줬던 호남에 대한 의리가 있었다면 나 또한 호남 사람으로서 의리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해왔다. 그가 노 전 대통령을 아낌없이 후원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그가 운영하던 창신섬유는 정치인 노무현의 계좌로 적지 않은 금액을 후원했다. 그가 ‘조건 없이’ 친노세력에 투자한 자금만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6월에는 노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이던 이기명씨 소유의 용인 땅을 노 전 대통령 측의 요청으로 19억원에 매입했다.
노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였던 장수천 빚 30억원을 갚아주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봉하마을을 개발하기 위해 직접 창신섬유와 시그너스 골프장에서 70억원의 자금을 동원해 (주)봉화를 설립했다. 봉화마을에 e지원시스템 설립 자금도 지원했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에는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 전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당시 그는 뇌종양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검찰의 칼날이 노 전 대통령을 압박하던 때에도 그는 변함이 없었다. 그러다 2009년 4월 회사 돈을 개인적으로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압박으로 모두가 봉하마을 발길을 끊을 때도 노 전 대통령을 끝까지 지킨 ‘바보 강금원’은 ‘바보 노무현’ 곁으로 돌아갔다.
소순명기자 ssm66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