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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쉽지 않은 충치치료, 치료 필요성 판단부터 시작해야

 

 

지이코노미 김희연 기자 | 우리는 일반적으로 많이 들었던 단어를 잘 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살면서 ‘충치’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본인이 이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포항라온치과 정희강 대표원장 역시, ‘충치 생기면 때우면 되는거 아니에요?’ ‘이 하나 때우는 건데 금방 해주세요’라는 말을 진료실에서 수도 없이 들어왔다고 한다. 또한, 과거 충치의 진단/치료계획 수립에 있어 모두 오류 없이 진행했다고 자부할 수 없을 만큼, 충치의 진단과 치료계획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치료이다.

 

보통, 충치라고 부르는 치과 질환은 입안에 있는 세균이 당분을 분해하면서 생성되는 산에 의해 치아가 녹아서 나타난다. 충치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당분인 만큼, 당분 섭취가 많은 여름철에는 충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충치 세균에 의한 치아 구조 파괴 과정은 화학반응의 일종이고, 모든 화학반응은 온도가 높을수록 반응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치아는 대부분의 경우, 자연치유가 되지 않으므로 정기검진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충치 치료는 치아 내에 퍼진 범위에 따라 크게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1 단계는 치아의 제일 바깥 층인 법랑질에만 충치가 생긴 경우다. 이 경우, 증상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 단계라면 치료가 필요한지 불필요한지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충치는 한번 진행하면 계속 진행한다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단계에서는 꼭 그렇지는 않다. 세균이 배출하는 산 성분에 의한 치아 결정구조의 파괴(decalcification)와 타액(침) 내 칼슘/인산 이온에 의한 재광화(remineralization)가 동적 평형상태 (dynamic equilibrium)을 이루게 되면 충치는 진행되지 않게 된다. 이러한 충치를 정지우식(arrested caries)이라고 부른다. 이 경우, 치료는 불필요하며, 주기적인 관찰이 우선된다.

 

물론, 한번 정지된 우식이라도 구강관리의 소홀함, 스트레스/호르몬 변화로 인한 타액의 감소, 양치 회수의 감소, 불소 성분이 충분치 않은 치약의 사용 등으로 인해 다시 활성 충치 (active caries)가 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또한, 모든 법랑질 충치가 정지 우식은 아니기 때문에 치료 필요성에 대한 판단은 치과의사의 신중한 진단이 요구되는 지점이며 특히, 치과의사의 경험과 견해에 따라 많은 부분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을 세밀하게 진단해줄 수 있는 치과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법랑질 충치가 만약 치료가 필요하다면 요즘은 주로 레진이 권장되지만, 부위에 따라 아말감이 더 나을 수도 있으며, 소아의 경우 Glass ionome라는 재료가 우선 선택되기도 한다. 법랑질 충치지만 충치의 부위, 환자의 나이와 우식 활성도가 불리하여 금/세라믹/지르코니아/레진 인레이 혹은 크라운과 같은 고가의 치료가 권장되는 경우도 드물게 볼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재료가 구비되어 있는지도 확인해 보아야 한다.

 

2단계의 경우, 법랑질 안쪽의 상아질까지 충치가 퍼진 경우를 말한다. 보통 이가 시리고, 간헐적인 통증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 경우 부위에 따라 복합레진/아말감/GI/인레이/크라운이 선택되며, 아무래도 법랑질 충치보다 고가의 재료가 사용될 확률이 높다.

 

3단계는 치수(신경)까지 도달한 경우다. 2단계에서 시작된 치아가 시린 증상과 함께 상당한 통증이 발생하게 되기도 하지만, 신경이 무통성 괴사를 일으키는 경우 환자의 자각증상은 “이가 갑자기 깨졌어요”가 첫 증상이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신경을 제거하고 내부 소독을 진행해 대체 물질을 채워 주는 신경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환자의 나이와 상태에 따라 발치가 권유되거나 치료를 연기할 수도 있다. 환자가 아주 고령이고 별다른 자각증상이 없으며, 치과 진료가 힘든 상황이라면 신경치료를 부분적으로만 진행할 수도 있으며, 장애인과 같이 치과 진료 수진이 어려울 때, 간단한 임시재료(ZOE, 치과용 석고) 충전 후 추후 일정이 잡히게 되면 한번에 전신마취로 치료하기도 하며, 신경치료에 적합하지 않은 치아의 경우도 존재할 수 있다.

 

이처럼, 환자의 상태는 다양하고, 2단계 충치와 3단계 충치의 감별진단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많이 썩었네요. 신경 치료하고 덮어씌워야 됩니다” 라고 말할 수는 없다.

 

마지막 4단계는 치아의 머리 부분이 파괴되고, 뿌리만 남은 경우다. 이 경우 치아 신경에 의한 통증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간혹 골 파괴 양상을 보이는 경우 치아와 턱뼈 사이의 육아조직(염증조직)에서 강한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대부분 발거 후 임플란트/브릿지/틀니 치료가 권유되나, 경우에 따라서 발치만으로 충분할 수 있으므로 이 또한 진단이 일률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상기의 설명은 충치 치료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며, 실제로는 위에서 설명한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은 요소들을 고려하여 진단/치료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이것이 바로 믿을 수 있는 치과를 선택해서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