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이드 김대진 편집국장] 장하나(27)가 국내 최고 상금 대회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우승했다.
장하나는 6일 인천 SKY72GC 오션 코스(파72·6557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장하나는 공동 2위(11언더파 277타) 이다연(22)과 김지영(23)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지난해 4월 'KLPGA 챔피언십' 이후 1년 반 만에 우승을 추가한 장하나는 통산 11승을 올렸다.
장하나는 이 대회 우승으로 국내 최고 우승상금액인 3억7500만원을 보태 시즌 상금순위를 8위에서 2위로 6계단 끌어올렸다.
이날 경기는 마지막 세 홀에서 승부가 갈렸다. 16번 홀(파4)과 18번 홀(파5)에서 상황이 반전됐다.
15번 홀까지 3타 차 선두를 달리던 이다연이 16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하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다시 보기를 하면서 장하나가에게 역전패 당한 것이다.
이다연은 16번 홀에서 두 번째 샷한 공이 그린 앞 왼쪽 벙커에 빠져 모래에 박혔다. 벙커턱 바로 아래였다. 그대로 벙커샷을 해봐야 제대로 빠져나올 수 없을만큼 어려운 상황이었다. 공이 모래에 박혀 윗면만 살짝 보일 정도였고 또 벙커턱이 바로 앞에 가로 막혀 있어 벙커샷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상황을 판단한 이다연은 언플레이블을 선언, 1벌타를 받고 벙커 안에서 후방으로 드롭을 했다. 그러나 네 번째 벙커샷한 공이 홀을 지나쳐 멀리 굴러갔고 결국 이다연은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3타 차 선두에서 순식간에 1타 차 선두로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이 홀에서 장하나는 무난히 파(Par)를 기록했다.
18번 홀(파5)에서 두 선수의 희비는 또 한번 갈렸다.
이다연이 세 번째 샷한 공이 홀 아래쪽 그린 10m 안팎되는 지점에 멈췄다. 같은 조에서 경기하던 김지영2가 역시 세 번째 친 공은 홀과 이다연의 공 쪽 3m 안팎 지점에 멈췄다.
이때 장하나의 그림 같은 샷이 나왔다. 장하나가 세 번째 샷한 공이 마치 홀로 빨려 들어갈 듯 하다 홀 10㎝도 안되는 곳에 멈췄다. 갤러리들은 그 공이 바로 홀로 빨려 들어가는 줄 알고 함성을 질렀다. 중계하던 해설자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장하나는 가볍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이다연과 공동 선두를 기록한 뒤 이다연이 퍼터를 하는 것을 지켜봤다.
이다연은 첫 번째 퍼터를 너무 강하게 하는 바람에 공이 홀을 지나쳐 2m 안팎 지나쳤다. 그리고 두 번째 내리막 퍼트가 실패하면서 결국 그 홀에서 보기를 했다.
1타 차로 앞서 있던 이다연은 결국 이 홀에서 1타 차 공동 2위로 내려 앉았다. 김지영이 이 홀에서 버디를 하면서 이다연과 공동 2위에 오른 것이다.
장하나는 “15번 홀에서 캐디가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줘서 힘을 낼 수 있었다”면서 “내 이름인 ‘하나’와 같은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우승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은 최혜진(20) 등과 함께 7언더파 281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공동 4위 중 한 명인 이가영(20)은 165m 파3 홀인 8번 홀에서 6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을 기록해 8000만원 상당의 벤츠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상금·다승 등 부문 선두인 최혜진은 이번 대회를 통해 공동 1위였던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도 단독 1위가 됐다.
(사진 제공 : KLPGA/ 하나금융그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