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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정선미의 생생한 분석] 있는 그대로 행동을 관찰할 수 있다면,

보완할 행동을 찾아 실천하기가 쉽다.

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 영상은 모든 것을 다 보여준다. 그래서 영상이 무섭다고들 한다. 다른 관점으로 보면 모든 것을 다 보여주기 때문에 영상 속에서 하나하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면,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예상하지 못한 것까지 발견할 수도 있다. 

▲인홀썸(교육, 심리상담, 건강서비스) 정선미 대표
 

최근에 유튜버가 되고 싶다는 초등학생들과 유튜브 영상을 촬영했다. 유튜브 영상의 파워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다양한 장르의 유튜브 영상을 지시 사항에 따라 찍고 자신의 영상을 보면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평소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자신의 행동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게 되었다.

 

한 초등학생은 “1분 안에 달걀 껍질 까기”라는 지시사항을 “달걀 껍질 깨기”라고 말하면서 달걀을 던지고 달걀을 깨는 행동을 했다. 친구들은 이런 실수가 재미있다는 피드백을 주었고 웃으면서 그 행동을 따라 했다. 

 

영상속의 자신의 행동을 보면서 다른 사람과 함께 관찰할 기회가 처음이었던 그 학생은 “제가 지난 영상에서 달걀 껍질 까기인데 달걀 깨기라고 했잖아요. 그게 너무 아쉬워 달걀 껍질을 1분 안에 까기에 재도전하겠습니다.”라며 자신의 영상을 리뷰하면서 다시 촬영했다.

 

이렇게 지시사항을 있는 그대로 듣지 않고 자기 멋대로 해석해 행동한 결과물이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나타난 것을 관찰한 그 학생은 그때부터 지시사항을 더 집중해서 듣고 그대로 실행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유튜브 영상을 찍어 보면 아이들이 평소에 하는 습관이나 실수를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논리적으로 꼬여있는 아이들이 하는 실수는 현실에서도 나타났다. 한 학생이 쉬운 지시사항에서는 실수했는데 복잡한 지시 사항은 정확하게 실행하고 있었다. 그 학생에게 쉬운 문제를 자주 틀리는지 물어봤더니 수학에서 쉬운 문제를 자주 틀려서 엄마한테 자주 혼난다고 했다.

 

이렇게 아이들마다 나타나는 논리적인 오류를 살펴보면, 지시사항을 듣고 1, 2, 3 순서대로 영상을 찍으라고 하면, 1, 3, 2 또는 3, 2, 1로 순서가 바뀌거나 일부를 빠트리고 없는 것을 더하기도 했다. 어떤 아이는 기존의 지시사항을 아예 다른 것으로 바꿔서 다른 결과를 만들기도 했었다. 

 

이런 오류가 코딩에서 나타난다면 어떨까? 진행 순서가 뒤죽박죽되면 로봇이 아예 작동하지 않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되어 수리 비용이 더 들어 폐기할 수도 있다. 다행스럽게도 초등학생 때 이런 실수를 발견할 수 있다면 장래에 수능처럼 큰 시험이나 사회생활에서 대인관계나 팀 프로젝트에서 할 실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의 좋은 점은 자신의 강점/약점, 장점/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잘하는 것과 잘하고 싶은 것은 다를 수 있다. 내가 잘한다고 하는 것과 남들이 잘한다고 인정하는 것도 다를 수 있다. 나는 약점이라 생각한 것이 사실은 약점이 아닐 수도 있다. 

 

스타가 되겠다는 연습생들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여 강점/약점, 장점/단점을 파악하고 연습한다면 실전에서 실력과 매력을 증명하는 것이 쉬울 지로 모른다. 실례로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센터 경쟁이 치열했던 한 팀의 김00 참가자는 대중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무조건 센터를 해야 한다면서 자신이 센터를 하겠다고 주장했다.

 

사실, 김00은 센터가 될 정도의 자신감, 실력, 매력, 끼 모두를 갖춘 것은 아니었다. 연습이 시작되고 팀 리더가 센터로서 실력이 부족한 김00에게 센터를 바꿀 수 있는지 질문했지만, 김00은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려면 센터를 안 뺏겨야 한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다 전문가와의 중간 평가에서 다른 팀의 센터에 비해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드러났고 센터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막상 실력이 안 된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팀원들도 센터가 실력이 안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적극적으로 의견을 조율하지 않아 팀내 역할들이 재조정되면서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더 혹독하게 연습해야만 했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관찰했다면 내가 센터가 되었을 때 나도 살고 우리 팀도 살아서 오디션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인지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팀원들과 팀의 리더도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었다면 그 사람이 아무리 우겨도 팀을 위해서 더 나은 센터를 추천하고 팀원들을 이끌어 갈 수 있었을 것이다.

 

행동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면 일이나 공부를 할 때 실행에 방해되는 요소를 다룰 수 있다. 즉, 하라고 하는 지시 사항을 그대로 실행하는지, 그 일을 처리하는데 저항이 있는지, 속도는 어떤지 알 수 있다. 대인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회사에서 하라고 한대로 행동하지 않고 딴짓을 하는 직원을 보면 어떠한가? 

 

그 사람의 의도나 말이 아니라 행동은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가 쉽다. 왜냐하면, 의도는 숨길 수 있고 말은 바꿀 수 있지만, 행동은 누가 봐도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영상을 통해 행동을 관찰하면 상상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분석할 수 있다.

 

다음 편에서는 영상을 통해 그 사람의 행동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면서 어디에서 어디까지 세부사항을 발견하여 피드백을 줄 수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로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