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탈 마스크? 마스크 써야할 이유
“아직 한 발 남았다“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직접 체험한 게 있다. 바이러스가 환경과 생태계의 변화에 따라 진화한다는 점이다. 미세먼지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코로나19 같은 질병만큼, 아니 그 이상 해롭고 위험한 게 미세먼지다.
미세먼지의 원인을 크게 보면 다음과 같다.
❶ 중국에서 불어오는 편서풍의 영향, 고농도 미세먼지는 세계최대의 공업국인 중국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이 직접적인 원인.
❷ 대한민국 및 동북아에서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역전층의 주원인은 이류역전층이다. 극심한 기온변화가 역전층을 유발한다.
일상이 돌아왔…나?
팬데믹으로 3년여 동안 전 세계인들은 가까운 이들과도 대면하지 못하고, 마스크가 아니면 외출조차 할 수 없었다. 전 세계가 동의하에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고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자유를 스스로 부여했다. 일상이 돌아왔다. 아니, 정말 일상이 돌아왔나?
한동안 서울의 하늘은 잿빛으로 물들어 마치 앞으로는 푸른 하늘이라고는 볼 수 없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함도 있었다. 굳이 코로나와 미세먼지가 인체에 끼치는 영향을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해로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어쨌든 미디어에서는 이제 황사용 KF 마스크의 착용을 권하고 있다.
이 와중에 엔데믹이 왔으니 마스크를 벗어도 될까? 라는 질문에 시원하게 답을 할 수가 없다. 어떤 의미로는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미세먼지’로 가득한 우리의 하늘, 우리의 대기를 믿어도 될까?
점점 더 미세해지는 미세먼지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몸소 체험한 게 있다. 바이러스가 환경과 생태계의 변화에 따라 진화한다는 점이다. 단순한 감기가 목숨을 빼앗고, 전염력도 강하며, 사멸도 어려워지는 것처럼 미세먼지도 진화하고 있다. 인류의 산업이 ‘나노 산업’의 시대인 것처럼 미세먼지도 이제는 나노의 크기로 진화 중이다.
나노 미세먼지의 정의는 아직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명확하지 않지만, 극초미세먼지 또는 초초미세먼지라고도 부른다.
입자크기가 100nm(0.1㎛) 이하인 먼지는 미세먼지의 100분의 1수준의 작은 나노 크기 입자로 ‘나노 미세먼지’라고 부른다. 즉 미세먼지는 PM10(입자크기 10㎛ 이하), 초미세먼지는 PM2.5(입자크기가 2.5㎛ 이하), 나노 미세먼지는 PM0.1(입자크기 0.1㎛ 이하)이다.
나노 미세먼지는 꽃이나 허브에서 생성되는 휘발성 물질이나 거대조류에서 방출하는 물질들에 의해 생성되기도 하지만, 주로 차량 연료가 연소할 때 배출된다. 또한, 타이어 마모와 브레이크 오일, 항공기와 선박 등에서도 나오며, 농업 폐기물 소각이나 요리 활동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그간 미세먼지 입자는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급성 폐 손상과 호흡기 감염 간 높은 상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왔다. 그런데 미세먼지의 폐해가 이 정도에서 그친다면 차라리 다행이다.
미세먼지, 얼마나 위험한가
인위적으로 발생한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다양한 물질 중 암모니아는 농도가 짙어지면 두통과 메스꺼움, 식욕감퇴와 더불어 기관지를 자극하며, 농도가 5천ppm 정도로 짙어지면 호흡 정지로 사망할 수도 있는 유독성 물질이다.
아황산가스의 경우, 0.40ppm 이상의 위험 단계가 되면 15분만 노출되어도 폐 기능의 10%가 감소한다. 오존도 마찬가지다. 농도와 노출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시력 감소, 폐 기능 저하, 폐 충혈, 급성 폐부종까지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
물론 이 수치들은 극도로 높아졌을 때를 상정한 것이나, 어느 순간 이렇게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중요한 건 이러한 고농도를 유발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세먼지가 진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미세먼지라고 하면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이 많다. 미세먼지는 과거에도 있던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게 맞더라도 미세먼지가 과거와 같은 수준이 아닌,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 대기를 구성하고 있는 유해 먼지와 가스에는 참으로 많은 산업활동, 일상생활에서의 산출물들이 있다. 또한, 새로운 신물질이 만들어질 때마다 새로운 유해물질도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형태의 미세먼지는 이 같은 대기 가스와 더불어 진화해 우리 인간의 환경을 악화시킨다. 그 진화를 만드는 건 인류인 우리 자신이다.
우리의 후손에게 닥쳐올 수 있는 미래를 생각한다면 우리가 하루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노력해야 할 때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함께라는 생각을 해 준다면 우린 아직 늦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인간이 진화할 때 바이러스도, 미세먼지조차도 따라서 진화 또는 변이한다. 이제 자연 친화적인 옛날 방식으로의 회귀나 복구를 시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