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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 YOUR LIMITS

 

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 지난 2월 2일(금) 16시 클럽디청담에서 열린 코브라 2024년 신제품 다크스피드 론칭 이벤트 현장.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 쪽이 잠시 웅성거리는가 싶더니 건장한 서양인 하나가 성큼성큼 계단을 올라왔다. 순간 찰랑이는 금발에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수년 전 골프에 입문하면서 하도 골프 영상만 보니까 알고리즘이 찾아다 준 영상 속 바로 그 남자였기 때문이다.

 

그의 슬로우모션 스윙 영상을 얼마나 보고, 퍼 날랐던가.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먼 드라이브 비거리 기록을 보유한 남자. 자타공인 세계적인 장타왕. 그 브라이슨 디섐보보다 평균127야드는 멀리 치고, 그에게 ‘장타 마인드’를 조언한 남자. 카일 버크셔가 눈앞에서 내게 윙크를 날렸다.

 

 

롱 드라이브 월드챔피언십 1개월 전인 2023년 10월 3일 와이오밍주 롤린스의 로첼 랜치 골프코스. 와이오밍주에서 가장 긴 7,925야드의 전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12번 홀에서 카일 버크셔가 8번째 티샷을 날렸다. 볼은 무려 11초 동안 하늘을 갈랐다. 대다수 골퍼의 티샷이 정점을 찍고 낙하하기 시작하는 200야드 지점에서 그의 볼은 여전히 솟구치는 중이었다.


기록은 579.66야드. 이전 세계 기록을 26야드 이상 앞선 기록이다. 그의 볼 스피드 최고 기록은 시속 241.7마일. 우리에게 익숙한 단위로 환산하면 109m/s다. 꽤나 장타자에 속하는 남성 아마추어의 볼 스피드가 70m/s 전후인 것을 생각하면 가히 상상하기 어려운 수치다.


Q. 579.66야드 기록 당시 상황.

카일 버크셔는 행사 당일 아침 일본에서 막 한국에 온 참이었다. 3년 전부터 다크스피드 개발에 참여했고, 팀 코브라 소속선수로서 행사에 참석했다. 그가 등장하자 장내는 더욱 뜨거워졌다. 579.66야드 기록은 코브라의 전작인 에어로젯을 썼을 당시였다.

 

기록을 세울 당시 날씨가 쌀쌀했다. 날이 추우면 볼이 조금 덜 날아간다는 걸 생각하면 더욱 놀라운 기록이다. 카일 버크셔는 “코스의 지대가 높아서 멀리 보낼 수 있었다. 510야드를 치기 위해 1개월간 준비했다. 물론 준비는 다크스피드(신제품)로 하던 중이었다”며 웃었다. 그러더니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질 발언을 한다.


“최고 기록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다. 내년 여름 이곳으로 다시 돌아와 600야드를 기록할 예정이다. 630, 640야드도 칠 수 있을 거다. 장담한다.”

 


Q. 2021년 US오픈 도전 불발.
“2021년 US오픈에 도전하려던 건 반대로 롱 드라이브 선수로서 발전하기 위해 경쟁심을 키우려던 것이었다. 높은 레벨의 선수들과 경쟁하는 게 큰 도움이 될 것이기에 가까운 미래에 일반 골프 대회에 참가하겠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골프가 비거리만으로 끝나는 운동은 아니지만, 내 실력도 발전하고 있고 자신감도 있다.”


카일 버크셔는 3살 때 골프를 처음 배웠다. 6살 때 이미 250야드를 쳤다. 골프 선수라는 꿈은 쭉 이어졌다. 노스텍사스대학 2학년 시절이 전환점이었다.

 

여전히 실력은 발전 중이었지만 ‘이대로는 투어 5승까지 하는 선수는 못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쟁심이 더 필요하다고 느낀 그는 롱 드라이브 챔피언십에 출전했고 덜컥 우승하게 된다. 그리고 장타 전문선수로 전향했다.

 


Q. 디섐보와의 인연.
디섐보가 자신의 집으로 카일을 초대해 ‘합숙’했다는 사실은 골프 팬이라면 신기하고도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2019년부터 인연이 시작됐다. ‘골프계의 물리학자’라는 별명처럼 엄청난 연구가다. 그런 부분이 서로 통했다. 일반 골프에 대해 많이 배웠고, 비거리 부분에선 내가 그에게 영향을 미쳤다.”

 


Q. 디섐보에게 뭐라고 조언했나.
이미 ‘헐크’로 불리는 디섐보에게 그가 한 조언은 뭐였을까.


“일단 이 기회에 PGA투어 톱 플레이어에게 조언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고 언급하고 싶다. 조언한 건 ‘집중도’였다. 일반 골프는 몇 시간의 집중도가 필요하지만, 롱 드라이브는 3분이다. 그래서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훈련과 끌어올린 집중도를 3분간 유지하는 데 관한 조언을 했다.”


Q. 스피드와 멘탈의 상관관계?
190㎝의 신장부터 체형까지 피지컬이 좋은 편이었지만, 생각보다 우람하거나 몸이 두꺼워 보이지는 않았다. 코어는 강력하겠지만 대흉근보다는 어깨와 팔 쪽이 더 근육질이었다. 그러나 그는 문답하는 동안 ‘멘탈’과 ‘마인드’를 여러 번 강조했다.


“임팩트를 느낄 수 있어야 멀리 칠 수 있다. 훈련만큼 중요한 것이 비거리에 ‘한계’를 두지 않는 마음가짐이다. 마인드부터 ‘더 멀리 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Q. 비거리 훈련은 어떻게 하나.
“각자의 체형과 능력이 다르니 트레이닝 방법은 달라질 것이다. 내 경우 주 3회는 스피드 트레이닝을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으려고 한다.”


카일 버크셔가 밝힌 스피드 트레이닝은 이렇다. 30~50개 정도의 드라이버 스윙을 방향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임팩트에만 집중해서 친다. 카일은 ‘온 힘을 다해서’라고 재차 강조했다.


“자기 최대 속도가 시속 100마일이라면 ‘스피드 트레이닝’으로 시속 110마일까지 일단 끌어올린다. 그러면 다시 시속 100마일의 스윙으로 돌아왔을 때 정확도도 올라간다. 그게 쌓이면서 비거리가 늘어날 것이다.”


Q. 웨이트 트레이닝 안 해도 되는 건가!
“일반 골프를 칠 때 별도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진 않았다. 반면 롱 드라이브에서는 부상도 많았기 때문에 2년간은 아예 대회에 참가하지 않고 몸만 만들었다. 근육과 유연성이 모두 필요한 종목이 롱 드라이브다.”
물론 근육만으로 헤드 스피드가 올라가지는 않는다. 대신 카일에 따르면 “갑옷을 입은 것처럼” 부상을 방지하고, 그런 만큼 장타 훈련을 더 할 수 있게 된다.


Q. 레귤러 플렉스 샤프트를 쓴다는데.
“컨디션과 날씨 등에 따라서 스펙을 조금씩 다르게 쓴다. 다만 샤프트는 레귤러 플렉스를 사용한다. 물론 나도 과거에는 단단한 걸 썼다. 3X나 4X까지. 그러다 부드러운 샤프트가 킥을 더해줘서 더 멀리 보낼 것 같다고 생각했다. 부드러운 샤프트를 테스트하게 됐고, 결과가 더 좋았다. 물론 여전히 일반 골프를 칠 때는 2X의 단단한 샤프트를 쓴다.”


Q. 샤프트가 스윙을 못 받아줄 것 같다.
“빠른 스윙일수록 부드러운 샤프트가 받아주지 못한다는 건 사실이다. 롱 드라이브에서도 레귤러 스펙이 더 큰 미스를 만드는 일도 많다. 그러나 제대로 사용했을 때는 더 멀리 쳐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 타이밍을 맞추는 방향으로 훈련하고 있다. 상·하체의 싱크가 안 맞았을 때 주로 오비가 난다. 스틱을 벨트에 꽂고 어깨에도 스틱을 대서 이 싱크를 맞추는 훈련을 한다. 목표는 40~50%만 오비를 내지 않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Q. 그립은 어떻게 잡나.
“인터로킹 그립에 굉장히 강한 스트롱 그립을 잡는다. 스트롱 그립을 사용하면 오른손을 좀 더 활용하는 편이다. 특히 엄지 쪽에 힘을 더 주면서(갑자기 일어나 빈손으로 그립 모양을 만들어 보였다. 카메라가 우르르 몰렸다) 강한 스윙을 한다. 다만 무조건 좋은 건 없다. 위크 그립을 쓰는 선수들도 많다. 클럽페이스를 정렬하기 쉬워서 나 역시 상황에 따라서 사용하고 있다. 본인의 약점을 상쇄하는 그립을 고민해서 적용하는 게 좋다.”

 

 


Q. 장타 치기 좋은 시간대가 있다면?
그는 월드 롱 드라이브 챔피언십에서 3승을 했다. 낮에 2회, 밤에 1회였다.
“밤에 치면 멋지고, 재밌고, 화려하다. 공기가 무거워지고 온도도 내려가서 낮보다 비거리가 줄어들긴 하는데…역시 밤이 더 재미있다(웃음).”


Q.코브라 정착. 계기는?
엘리트 골프 연습생 출신인 그는 당연히 그간 많은 브랜드를 사용했다. 주변에 코브라를 사용하는 이들도 많았다. 한국에서는 코브라가 마니아층만의 별난 브랜드처럼 여겨지지만, 미국 현지에서의 인기는 다르다.


“2021년도에 디섐보가 코브라를 쓴다는 걸 본 게 계기가 됐다. 자연스럽게 코브라에 대해 관심이 생겼고 더 많이 알게 됐는데, 코브라는 개발자들부터가 ‘한계’를 두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개발에 집중하고 힘쓰는 개발자들이 유독 많다고 생각했다. 이는 직접 개발에 참여하면서 눈으로도 확인했다. 이 점이 나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코브라를 계속 사용할 것 같다.”

 


Q. 꽤 많은 헤드를 깨먹었겠다.
“1천 개 이상의 페이스를 해 먹었다(의역이다, 편집자 주).”


그는 피칭웨지로 165야드, 7번 아이언으로 220야드, 3번 아이언으로 315야드를 친다. 대회에 나갈 때면 12~15개 정도의 드라이버를 가지고 나간다. 30~50번 샷을 친 후 헤드를 교체하지 않으면 헤드 페이스에 손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코브라에 우리의 관심과 사랑이 더욱 필요해진 이유다)이다.


Q. 신제품 다크스피드. 믿고 사도 되나?
“이번 다크스피드는 내가 처음으로 직접 개발에 참여해 실사용까지 하고 있는 제품이라 감회가 새롭다. 다크스피드는 직접 개발 참여해 애정이 깊고, (제품에 대해) 자신감도 있다.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힘을 내요, 코브라!)

 

Q. 최종 목표?
“롱드라이브 계에서 GOAT가 되고 싶다. 더 길게는 롱드라이브 역사에 남는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올해 4번째 타이틀 도전부터 잘 해야겠다(웃음).”강조했다.


“자기 최대 속도가 시속 100마일이라면 ‘스피드 트레이닝’으로 시속 110마일까지 일단 끌어올린다. 그러면 다시 시속 100마일의 스윙으로 돌아왔을 때 정확도도 올라간다. 그게 쌓이면서 비거리가 늘어날 것이다.”

 

 

ⓒ골프가이드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