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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지금 우리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내일(7일) 오전 10시 열릴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 회견이다. 윤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밝히느냐에 따라 정국(政局)의 향방이 달라질 것이다. 아니 대한민국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윤 대통령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임할 때, 그는 살아날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그는 더 이상 대통령으로서의 권위는 물론 존재 자체가 힘들 수도 있다.

내일 회견까지 만 하루도 남아 있지 않은 현 시점에서 나온 여러 보도를 보면 윤 대통령이 사즉생의 각오로 회견에 임할 것 같지는 않다. 다시 말해 국민들이 바라는 수준의 속시원한 답변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느낌이다. 제대로 된 화끈한 ‘사과’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지금쯤 용산에선 내일 회견에 대해 윤 대통령과 참모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을지 모른다. 문제는 윤 대통령의 결단이다. 기자들의 구체적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하느냐는 문제는 크게 중요치 않다. 회견을 갖게 된 이유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혹시 자신의 임기 전반을 맞아 그동안의 국정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로 여긴다면 이번 회견은 보나마나다.

국민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회견은 윤 대통령 자신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하고, 진실을 밝히는 자리다.

만에 하나라도 구차하게 변명이나 늘어놓고 이해를 구하겠다는 심산이라면 안하는 것만 못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내일 회견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기본 입장부터 정리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진실을 밝히는 자리로 삼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그래야 답이 나온다. 기본 입장이 서면 그 다음은 저절로 문제가 풀릴 것이다.

질문과 답변에 들어가기 전에 윤 대통령이 먼저 기본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그 자리에서 사실상 모든 게 끝난다고 봐야 한다. 마음을 내려놓으면 길이 보일 것이다.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진실을 밝히고 나면 그 다음은 국민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모든 걸 하면 된다. 인적 쇄신 같은 문제는 지엽적인 문제다. 용산 참모 물갈이든 개각이든 얼마든지 해야 한다. 대통령으로서 못할 바가 무엇인가.

국민들이 원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그래야 성난 민심을 달랠 수 있다. 어느 것도 민심을 그스를 수는 없다. 민심이 최우선이다.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으로서도 감당하지 못할 일이 생길 수 있다. 지금은 그 마지막 기회다.

용산의 참모든 친윤이든 누구라도 좋다. 진정으로 대통령을 위한다면 이 시점에서 대통령에게 바른말로 설득해야 한다. 그건 단순히 대통령을 위할 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하는 일이다.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 이롭고(良藥苦口利於病), 충성스러운 말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함에 이롭다(忠言逆耳利於行)”고 하지 않던가.

호가호위만 하지 말고, 제발 이름값 좀 하시라.

 

김대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