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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신 칼럼] 트럼프 관세 시나리오 –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트럼프의 의도와 관련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가장 가까운 지역의 동맹국들을 시작으로 주된 관세 타깃인 중국까지 실제 관세 부과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트럼프의 압박은 유럽을 지나 우리나라에도 미치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에 최근 주식 시장 급등락에서 보듯 이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에는 이미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고 대응을 둘러싼 의견도 분분한 상황이다. 트럼프발 관세 압박에 대한 우려는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비용 등에 기반해 우리 수출이나 성장률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주목하는 분위기지만 상대적으로 환율에 대한 언급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판단하기에 트럼프발 관세 압박 국면에서 우선하여 우려하고 고민해야 할 부담은 ‘환율’이다. 트럼프발 관세 압박이 실제로 작용하기 시작하며 환율을 결정하는 주된 동인이 교체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고, 이 요인에 따라 환율 수준이 지금 시장에서 보고 있는 수준보다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으며, 관세 부담 이전에 환율이 부담을 지우기 시작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관세와 환율은 동전의 양면처럼 얽혀있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관세 압박과 이로 인한 무역 갈등은 어떤 경로를 거치든 결국 기축통화인 美 달러화의 강세로 연결되고 상대국 통화의 절하로 이어진다. 무역 갈등과 이로 인한 글로벌 경제의 부진은 미국 경제 역시 예외가 아니지만, 이 경제적 피해와 수반된 불안이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자극함으로써 기축통화인 美 달러화에 대한 수요로 연결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나라도 드러내 놓고 이야기를 하지 않지만, 관세 압박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자국 통화의 절하라는 점이다. 관세 부과가 수출국 상품의 가격을 상승시켜 경쟁력을 약화하는 수단인 만큼 환율 절하를 통해 가격 상승 압박을 희석할 수 있다는 유혹에 노출된다.

 

특히 주목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중국이다. 이런 트럼프발 관세 압박의 가장 주된 상대는 중국이기 때문이고, 두 나라 사이의 무역 갈등이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그리고 우리나라에 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대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세 부과를 시작했지만, 정책 담당자들이나 기업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가장 주된 관심은 향후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와 이에 대응하는 중국의 응전이다.

 

지금 중국의 응전은 보복관세와 세계무역기구 제소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언한 수준보다 낮은 추가 관세로 시작한 트럼프의 미국과 신중하게 선별해 대응 목록을 발표한 시진핑의 중국 모두 아직은 탐색이나 전초전처럼 소리는 요란하지만, 실질적인 타격은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 특별한 상황이 전개되지 않는 한 조만간 갈등은 실질적으로 달아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 상황에서 눈여겨볼 것은 중국의 위안화 환율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 후 의미 있는 수준으로 위안화가 절하되며 움직인다면, 미국 관세 공격이 실제 중국에 타격을 주는 강도라는 방증일 수도 있고 중국의 실질적인 대응이 시작되었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환율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결정되는 환율 체계가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의중이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관리변동환율제라는 점은 이런 해석에 더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전개되면 우리나라에도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원화 환율과 중국 위안화 환율은 매우 밀접하게 움직인다. 서로 보완적이며, 때로는 경쟁적인 관계를 맺으며 매우 밀접하게 연관된 교역 구조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제약이 많은 중국에 대한 투자나 위안화 투자에 대해 우리나라 원화가 대체 투자처의 역할도 일정 부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에 대한 미국 관세 압박이 본격화되고 이 압박을 중국이 자국 통화 절하를 통해 완화하는 쪽으로 움직이면 우리나라 원화 환율도 이에 연동되어 추가 절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새로운 원화 절하 요인이 추가되는 것이다.

 

조금 더 우려되는 것은 기업 부문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다. 일반적으로 수출기업들은 고환율이 유리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들 기업마저도 최근 환율 상승은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환율은 다른 부문을 통해서 기업 부문을 압박할 수도 있다. 금융 부문 특히 은행 부문을 통해 기업 자금 사정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신용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연말 환율 급등으로 은행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는데 이유는 보통주 자본 비율 때문이다.

 

이런 일련의 흐름은 결국 성장률을 하락시키고 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이런 국면에서 한국은행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성장률이나 기업 수익성이 낮아지고 신용위험이 커지지만 물가 상승 압력 오히려 증가하고 환율 관리에 대한 필요성과 압박은 더 높아지는 국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