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13.9℃
  • 맑음강릉 12.7℃
  • 맑음서울 13.5℃
  • 구름조금대전 13.9℃
  • 구름많음대구 12.1℃
  • 구름많음울산 12.1℃
  • 구름많음광주 13.1℃
  • 구름조금부산 12.1℃
  • 구름조금고창 11.4℃
  • 구름많음제주 12.5℃
  • 맑음강화 11.3℃
  • 구름조금보은 12.0℃
  • 구름많음금산 12.7℃
  • 구름많음강진군 12.9℃
  • 구름많음경주시 13.8℃
  • 구름조금거제 10.9℃
기상청 제공

[박상화의 시니어 라이프 칼럼] 치매 예방과 관리로 다 함께 9988234!

현대인이 가장 걸리기 두려운 질병은 치매일 것이다. 시간과 장소를 잊고 가족조차 기억에서 지워지는 가슴 아픈 병이다. 치매는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젊어서부터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면 발병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

 

치매는 개인뿐 아니라 가족, 지역사회, 국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사람뿐 아니라, 마음고생이 심하거나 육체노동 강도가 높았던 사람도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 젊을 때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않고 생업에 매진하다 보면 만성질환이 생기기 쉽고, 이는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치매는 예방이 최선이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받고, 과음과 흡연을 피하며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댄스나 체조처럼 동작을 익히고 순서를 외우는 운동은 뇌가소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즐겁게 춤을 추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균형 잡힌 식단과 영양 섭취도 중요하다. 비만하지 않도록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활발한 두뇌 활동을 위해 독서, 일기 쓰기, 악기 배우기, 정원 가꾸기, 노래하기, 영화 감상, 음악 감상 등 유쾌한 취미 생활을 지속하고 문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대인관계와 사회적 교류 유지도 치매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문화센터, 복지관, 경로당 등에서 사람들과 교류하며 사회활동을 하면 인지 기능이 향상된다.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이 있으면 치매 발병률이 2~3배 높아진다고 한다. 우울증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을 증가시켜 뇌의 해마를 손상할 가능성이 있다. 노인 우울증의 경우 기억력 등의 인지기능이 떨어지면서 가성 치매로 오인되기도 한다. 따라서 우울감을 느낀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매는 기억력 저하뿐만 아니라 우울, 불안, 짜증, 분노 등 심리적 변화를 동반한다. 이러한 증상은 적절한 약물 치료로 조절할 수 있다. 가족과 기관의 지원을 통해 심리적 갈등을 줄이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필자는 노인 데이케어센터에서 실습하며 치매 어르신을 가까이서 접할 기회가 있었다. 한 어르신이 안경을 두고 온 사실을 잊고 반복적으로 사물함을 열어보며 불안해했다. 직원들이 친절하게 설명했지만, 같은 질문과 행동을 수십 번 반복하며 결국 감정이 격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가족에게 전화로 확인까지 했지만, 어르신은 아내에게 거친 말을 남기며 전화를 끊었다. 이런 모습을 보며, 본인조차도 얼마나 불안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팠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가족과 돌봄을 담당하는 이들의 감정노동도 극심할 수밖에 없다.

 

치매는 더 이상 노인만의 질병이 아니다. 최근에는 초로기 치매 발병도 심각해 ‘젊은 치매’, ‘디지털 치매’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전 세대가 치매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치매를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목표로 ‘9988234’를 실천하자. 즉,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만 아프고 평온히 삶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건강은 타인이 챙겨주는 것이 아니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잘 듣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세로토닌 박사로 유명한 이시형 박사는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자”, “걸어 다니다 죽자”라는 말을 남겼다. 스스로 건강을 소중히 여기고 몸을 잘 돌볼 때,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이제는 자기경영의 시대다. 스스로 리더십을 발휘해 질병을 예방하며 건강한 삶을 이어가자.

 

다 함께 9988234!

 

 

박 상 화

인문학 박사(칼빈대학교 일반대학원)

중부대학교 평생교육원 전임교수

세계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