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는 사람 대부분은 뼈 얘기는 쏙 빼고 근육 타령에 열을 올리기 일쑤다. 혹은 근육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뼈 건강을 추구하니 순서가 바뀐 셈이다. 카이로프랙틱이나 도수치료 역시 주로 근육을 움직여 뼈를 고정하는 방식이다. 뼈를 다룬다고 해도 골반부터 제대로 자리를 잡게 하고, 문제가 되는 척추로 차근차근 접근하는 골타요법과는 다르다. 그러니 치료 효과가 지속될 리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의 근육이 약해지고 있는 만큼 근육을 중심으로 하는 치료법 또한 날이 갈수록 그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옛날에야 일할 때도 놀 때도 몸을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대다수가 농사를 지었으며, 놀이문화도 오늘날과 달랐다. 그 시절 아이들이 비석치기나 땅따먹기, 다방구를 하고 놓았으니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을 하는 요즘 아이들과 비교하면 운동량과 근육량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현대인의 생활방식은 점점 더 몸을 움직이지 않는 방향으로 옮겨갈 것이다. 따라서 약해진 근육을 가지고 뼈를 움직여보려 한들 뼈의 가동범위는 좁아지기만 할 것이다.
필자는 오십견 환자도 골타요법으로 척추부터 교정한다. 왜 어깨가 아닌 척추를 치료해야 하는지 고개를 갸웃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몇 번의 치료만으로 나타나는 효과를 직접 확인하며 만족한다. “어깨를 턱까지만 겨우 올릴 수 있었는데 이제 다 돌아가네요”라면서 좋아하는 환자를 사나흘에 한 명꼴로 볼 정도다.
척추를 교정하여 근육을 회복시키는 원리는 간단하다. 해당 근육으로 가는 척추 신경을 부활시키는 것이다. 오십견은 아래쪽 목뼈와 등줄기 윗부분의 뼈가 변형되었을 때 나타나는 통증이다. 이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신경과 혈관이 눌리면서 오랜 시간 서서히 혈류장애를 일으켜 어깨를 지탱하는 인대와 근육의 힘이 약해진다.
어깨는 체중의 9%에 달하는 팔을 매달고 다니며 온갖 작업을 하느라 안 그래도 피곤하다. 게다가 인대와 근육까지 약해지니 팔의 무게를 이전처럼 감당하지 못한다. 결국 팔이 어깨관절에서 살짝 빠져나가는 ‘아탈구’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팔이 미세하게 빠져나가면 어깨는 비상사태를 선포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에 보호 작용을 하는 셈인데, 이것이 바로 흔히 말하는 ‘석회화’이다. 인대와 근육이 딱딱하게 긴장하고 굳어가면서 팔이 몸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붙잡는 것이다. 이때 가장 많은 힘을 쓰는 근육의 집합체가 ‘회전근개’이다. 회전근개는 팔의 아탈구 방지를 위해 항상 긴장한 상태다. 생활하면서 다양한 충격을 받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쉬 손상되거나 파괴되기도 한다.
이렇듯 척추의 변형은 그곳에 붙어 있는 근육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는 뼈, 그리고 그 뼈에 붙은 근육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놀라울 만큼 온몸 구석구석에 관여하고 있다. 내가 환자들에게 섣불리 운동하지 말라고 하는 까닭은 이와 같다.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은 뼈를 제자리로 돌린 다음에 해야 한다는 의미다.
병을 치료하는 첫 번째 순서는 무조건 뼈다. 뼈를 치료하지 못하면 인대와 근육이 망가지고 여기에 대응 못 하면 그다음 단계에서 병이 생긴다. 왜 그토록 뼈를 강조하느냐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텐트를 떠올려보라고 말한다. 폴대가 구부러진 상태에서 텐트를 쳐보았자 기울기만 할 거 아닌가. 무엇보다 먼저 뼈대가 바로 서야 함은 인간뿐 아니라 세상 만물의 이치인 듯싶다. 이 말을 뼛속 깊이 새겨야 건강을 누릴 수 있다.
유 홍 석
경희대학교 한의대학, 동대학원 졸
본케어한의원 원장
구조의학연구회 회장
‘기적의 골타 요법’ 저서 출간
‘나는 몸신이다’, ‘엄지의 제왕’, ‘살림 9단 만물상’ 등 TV 방송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