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승현 기자 | 종로구가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이 기증한 2만 3천여 점의 문화재와 미술품을 보존·전시·연구하기 위한 이건희 기증관(가칭) 건립지로 송현동 부지가 확정된 데 환영 의사를 밝혔다.
송현동 부지는 삼성에서 미술관을 지으려다 포기했던 장소로 고인의 유지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줄기차게 주목을 받아왔다. 경복궁과 청와대, 광화문 등을 잇는 대한민국 역사문화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그간 이와 어울리는 품격 있는 시설 건립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온 곳이기도 하다.
이건희 기증관 건립 시 인근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공예박물관, 삼청동, 인사동, 북촌 내 밀집한 갤러리 및 공방 등과 맞물려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으며 뛰어난 접근성도 장점으로 꼽혔다. 어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더라도 손쉽게 갈 수 있는 곳에 자리해 전 국민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월 10일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열린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송현동 일대가 전 세계적인 문화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종로구는 앞서 2010년부터 송현동 부지에 ‘숲·문화공원’을 조성하자는 제안을 꾸준히 전개해 왔다. 송현동의 입지 특성상 시민을 위해 활용되어야 한다고 판단, 같은 해 3월 대한항공이 송현동에 관광호텔 건립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했을 당시부터 매각계획 발표 이후까지 시민을 위한 공원을 조성하자고 주장하였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이건희 기증관 후보지 발표에 발맞춰 숲 공원과 이건희 기증관을 함께 짓는 방안을 건의하는 등 기증관 유치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해 왔다.
구 관계자는 “그간 종로구만이 아니라 많은 문화예술계 인사와 주민들이 뜻을 같이하며 송현동에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요청해 왔다”라면서 “이번에 기증관 건립지로 송현동 부지가 최종 선정된 것을 환영한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품격 있는 미술관과 시민을 위한 문화공원이 조성될 수 있도록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부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