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희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권력 행사를 자제할 줄 아는 성숙함이 필요하다. 함부로 권력을 휘둘러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22일 검찰이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의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 경기도청 19곳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심경을 밝혔다.
김 지사는 "과거에는 민주주의가 쿠데타 등의 폭력에 의해 무너졌지만, 이제는 합법적으로 선출된 권력에 의해 무너진다고 한다. 특히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시절 민주주의가 크게 훼손되었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버드 대학 두 명의 정치학자는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제목의 책에서 그 답을 두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지사는 먼저 "첫째는 정치집단 간 '상호 관용'이 없기 때문이다. 생각이 다른 집단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탄압하여 없애려 한다"며 "딱 지금 우리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지사는 두 번째 이유로 "법 집행 등을 앞세워 무자비하게 권력을 남용하는 것"이라며 "바로 자제하지 않는 권력의 행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태평양 건너 남의 나라 이야기일까요?"라고 반문하며 "선택적 정의나 사법처리. 그것이 지금 우리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동연 지사는 "상호 관용이 사라진 것에 대해서는 우리 정치권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너지고 있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방법은 이에 앞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권력 행사를 자제할 줄 아는 성숙함이 필요하다. 함부로 권력을 휘둘러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22일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의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경기도청 19곳을 압수수색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검찰은 도지사실을 비롯해, 3개 부지사실, 기획조정실, 평화협력국뿐만 아니라, 농업기술원, 경기도의회까지 압수수색을 벌였으며, 검찰이 수사 중인 혐의와는 무관한 대상과 업무자료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동연 지사 취임 이래 경기도청에 대한 압수수색이 집행기준으로 무려 13번째로 한 달에 두 번꼴로 진행되었고, 이번 압수수색에서는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와 일면식도 없는 김동연 지사 사무실의 PC까지 압수수색 한 것은 상식 밖의 과도한 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