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희 기자 | 4조 3000억원 규모의 해외투자 유치와 청년 기회 확대를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첫 공식 일정으로 미국 자동차산업의 수도로 불리는 미시간주의 자율주행차·이차전지 관련 시설을 방문했다.
김동연 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기도대표단은 현지 시각 10일 오전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 미시간대학교에 위치한 엠시티를 찾아 첨단기술 개발현황을 살펴보고 경기도와의 협력 방안 등을 모색했다.
엠시티는 자율주행 기술을 시험할 수 있도록 일반 도시와 똑같은 도로 상황을 재현한 13만㎡ 규모의 세계 최초 모형 주행 시설로 철도 건널목, 회전교차로, 자갈길, 공사 현장, 인도, 주차장 등 여러 상황을 구현해 다양한 주행 안전성 실험이 가능하며 경기도 화성시에 조성된 교통안전공단 자율주행 실험도시 K시티의 모델로 알려져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자리를 함께한 남경순 경기도의회 부의장과 함께 헨리 리우 엠시티센터장이 운행하는 자율주행차를 3km 정도 시승하며 기술 개발현황을 직접 체험했다.
시승 중에는 교차로에서 가상차량과 충돌하는 가상 돌발상황을 일으켜 자율주행차의 대응 상황을 살피기도 했다.
시승을 마친 김 지사는 "갑자기 튀어나오는 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나면 어떻게 대처할지, 사고의 정도가 어떨지 가상현실로 살펴봤다"며 "경기도는 첨단 모빌리티과를 만들 정도로 관련 산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오늘 경험을 토대로 경기도가 첨단모빌리티 산업의 선두 주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엠시티 방문에 이어 김 지사는 미시간대 전기자동차센터와 배터리랩을 찾아 전기차와 이차전지 관련 연구기관을 둘러보고, 이곳에서 기업들이 가지고 온 각종 개발 소재를 시험하는 시설, 실제 필요한 형태로 조립하는 시설 등 다양한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술 개발현황을 살펴봤다.
미시간대 배터리랩은 전 세계 학계, 산업 사용자에게 배터리와 배터리에 들어가는 재료의 시제품, 시험, 분석에 필요한 전문 지식과 자료를 제공하는 연구기관이다.
특히, 이날 방문에서 김 지사는 로리 맥컬리 미시간대학교 부총장과 '경기도-미시간대학교 문화·교육 협력을 위한 협약서'에 서명하고, 경기도 청년에게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미시간대학은 '경기청년사다리'라는 이름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경기도는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3년 동안 매년 30여 명을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경기청년사다리프로그램은 경기도 청년을 대상으로 해외 대학 연수와 현지 문화 체험을 통해 더 높은 꿈을 실현할 기회를 주고 다양한 진로 개척과 도전 의지를 주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현재 사업참가 희망 청년을 모집 중인데 이르면 오는 7월부터 프로그램을 시작할 전망이다.
지난 1817년 개교한 미시간대학교 앤아버 캠퍼스는 미국 공립대학 순위 3위 대학으로 경영학, 공학, 간호학, 사회과학, 공중보건학 전공에서 높은 수준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미시간대학은 김동연 지사와 특별한 인연을 가진 곳으로 김 지사는 이곳에서 공공정책학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지난 2015년 아주대 총장 재임 시절에는 아주대와 미시간대 간 '애프터유 프로그램'을 추진했으며, 2019년에는 미시간대 정책대학원 초빙 석좌교수로 유쾌한 반란 강연을 한 바 있다.
또한, 이날 김 지사는 경기청년사다리 협약에 앞서 미시간대에서 유학 중인 한국 대학생과 대학원생 10명과 함께 1시간가량 점심 식사를 겸한 간담회를 갖고, 유학 생활의 어려움, 유학을 통해 얻은 것을 어떻게 공직에 접목시켰는지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김 지사는 "지금 생각해보면 힘들었지만 미시간에서 공부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그전에는 시험 통과용 공부만 했지만, 이곳에서 공부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면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와 철학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하며 유학생들을 격려했다.
한편, 김동연 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기도대표단은 11일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지사를 만나 친환경 모빌리티, 2차전지, 탄소중립 같은 혁신경제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