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방제일 기자 |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골프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리디아 고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기앙쿠르의 르 골프 내셔널(파72)에서 열린 대회 셋째 날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중간합계 9언더파 202타가 된 리디아 고는 모건 메트로(스위스)와 동타를 이루며 공동 선두가 됐다. 공동 3위 로즈 장(미국), 야마시타 미유(일본·이상 7언더파 209타)와는 2타 차다. 리디아 고가 마지막 라운드를 선두로 마칠 경우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게 된다. 올림픽 골프 종목이 부활한 2016 리우 올림픽에선 은메달, 2020 도쿄 올림픽에선 동메달을 가져갔던 그는 금메달로 방점을 찍을 채비를 마쳤다.
리디아 고는 6살 때 한국인 부모님을 따라 뉴질랜드로 이주했다. 이후 아마추어부터 '천재'로 주목받은 그는 잇따른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웠고, 2014년엔 만 17세의 나이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그는 2022년부터 다시 예전의 위력을 되찾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0승을 채웠다. 2022년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인 정준 씨와 결혼해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올림픽마다 남다른 집중력으로 메달을 가져갔던 리디아 고는, 마지막일지도 모를 이번 대회에서도 또다시 메달권에 근접했다.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노리는 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는 3라운드까지 중간합계 4언더파 212타로 공동 7위를 마크했다.
한국 선수들은 사흘째 선두권 경쟁을 벌이지 못하는 가운데, '맏언니' 양희영(35·키움증권)만이 실낱같은 희망을 남겼다. 이날 2언더파를 추가한 양희영은 중간합계 3언더파 213타가 돼 공동 11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양희영과 공동 3위의 격차는 4타 차로 마지막 라운드 결과에 따라선 역전이 불가능하진 않다. 다만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 등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진영(29·솔레어)과 김효주(29·롯데)는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이날 나란히 1오버파를 기록한 고진영, 김효주는 중간합계도 3오버파 219타로 같아 공동 27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