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에도 5060은 젊고 활동할 에너지가 충분하다. 그래서 보람과 가치를 느끼며 일할 수 있는 여가 시간 활용이 중요하다. 사람이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은 도움을 기반으로 한 헌신이다.
1920년 생인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님께서는 100세를 훌쩍 넘긴 지금도 강연장에서 지혜 가득한 메시지를 담아 청중과 호흡하고 계신다. 김 교수님은 2016년에 저술한 <백년을 살아보니>란 책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배우고 성장하는 동안은 사람은 늙지 않는다”라며, 배움과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40대도 공부하지 않고 일을 포기하면 노쇠하게 되며, 60대가 되어서도 진지하게 공부하며 일하는 사람은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는 말씀이다.
평균 수명이 길어진 만큼 인생의 황금기도 생각이 바뀌고 있다. 김 교수님은 인생의 황금기는 60세에서 75세라 말하며, 정신적 성장과 인간적 성숙은 한계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김 교수님이 말씀하신 인생의 황금기 60~75세에 우리는 충분히 일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고 또 발전하며 변화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시기이다. 그러니 우리가 은퇴 후에도 일할 수 있는 직업이 있다면, 돈도 벌고 보람도 느끼는 직업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 직업으로 병원 동행 매니저를 권한다.
병원 동행 매니저의 주요 업무는 다음과 같다.
1. 환자 지원
병원에 가는 환자와 동행하여 필요한 지원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환자의 집이나 기관에서 픽업하여 병원으로 이동해서 접수 및 진료를 보고 처방전을 받아서 약을 타고 환자의 집까지 모셔다드리면 모든 업무가 종료된다. 환자의 병원 동행 시에만 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여가 활용 및 취미 생활 그리고 운동까지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 정보 제공
병원 절차나 진료 과정에 대한 정보를 환자에게 설명하고, 필요한 서류나 준비물을 안내한다. 의사가 당부한 환자의 특이 사항 및 전달 사항을 보호자에게 알려주는 역할도 한다.
3. 안전 및 일정 관리
환자가 병원에 가는 교통수단을 예약하고, 진료 일정을 조율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매니저의 자차를 활용할 수도 한다. 안전하게 이동하고 살피며 잘 챙겨야 한다.
4. 정서적지지
병원 방문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환자에게 정서적 지원을 하며 따뜻하게 보살핀다. 동행 내내 살뜰히 챙기며 안정을 찾고 건강을 잘 유지할 수 있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
5. 후속 관리
진료 후 필요한 후속 조치를 안내하고, 재진 동행 약속을 잡는 등의 사후 관리를 하고 인사를 한다.
노사연 가수가 부른 ‘바램’이라는 노래 가사에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란 표현이 있다. 이 가사를 들으면 주위에 좀 더 사랑을 베풀며 행복한 여생을 살아가는 이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병원 동행 매니저는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환자에게 꼭 필요한 직업이다.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일반인에게도 건강검진을 받을 시 매니저가 보호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강점도 있다.
병원 동행 매니저의 시급은 시간당 1만 6,000원에서 2만 원 정도인데, 파견하는 기관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개인의 시간과 여건에 맞게 활동할 수 있으며, 재정적 창출도 가능한 매니저의 수요와 필요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미리 준비해서 은퇴 후에도 일과 돈 그리고 건강한 여가까지 챙길 수 있는 좋은 직업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주위의 교육기관에 문의해 병원 동행 매니저로 활동하실 것을 적극 추천한다.
박상화
인문학 박사(칼빈대학교 일반대학원)
중부대학교 평생교육원 전임교수
세계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