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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급할수록 정도(正道)로 가야 한다

-지금으로선 윤 대통령이 자진 사퇴하든지, 아니면 국회에서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이 옳은 절차다
-헌법이나 법률에도 없는 사람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도 안되는 일이다

 

 

‘12.3 비상계엄’의 후폭풍이 거세다. 지금 대한민국은 난파선 운명이다. 언제 배가 뒤집어질지 알 수 없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절체절명의 위기다.

이 위기를 한시라도 빨리 극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치명상을 입는다. 그간 쌓아온 모든 공든탑이 사라진다. 나락으로 떨어질 게 뻔하다.

이젠 시간 싸움이다. 하루 아니 몇 시간 몇 분이 급하다. 빨리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해법은 있다. 대통령이 자초한 일이니 대통령이 매듭지어야 한다. 그런데 그 대통령은 끝까지 비겁하다.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적어도 한 나라의 대통령, 아니 우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면 마지막 순간에라도 본심으로 돌아가자. 제정신을 차려야 한다.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해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놓았으면 마땅히 그에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도 마치 나몰라라식이다.

윤 대통령은 7일 대국민 담화에서 “임기 문제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을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말했다. 자진 하야 대신 ‘2선 후퇴’ 방침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이게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 자신의 진퇴 문제를 왜 스스로 결정하지 않고 당에 맡기나. 그리고 또 정국 안정 방안은 왜 당에 일임하는가. 그게 법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대한민국 어느 법에 그런 규정이 있는가.

대통령이 잘못해 책임을 져야 한다면 자진 사퇴하면 된다. 그걸 ‘하야(下野)’라고 한다. 물론 그럴 경우에도 비상계엄에 대한 법적 책임은 별개 문제다. 일단 사퇴부터 하고, 법적 책임은 나중에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르면 된다. 그런데 본인이 사퇴를 하지 않고 공을 당에 떠넘겼다. 참 비겁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다. 단순히 비겁한 짓에 그치는 게 아니라 위법한 행위다. 법에도 없는 일을 제멋대로 하고 있다. 참 한심한 노릇이다.

윤 대통령은 그래 놓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표는 수리했다. 인사권을 행사한 것이다. 더 이상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처럼 해놓고는 또 이런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니 국민들이 더 분노한다. 도대체 그를 믿을 수가 없다. 왜 거취를 분명히 하지 않는가. 사퇴를 하면 한다, 아니면 언제, 어느 시점에 사퇴하겠다고 똑부러지게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니 야당에선 탄핵을 하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협의를 하고 난 뒤 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언급하고 나선 것도 우스운 일이다. 대통령의 퇴진 문제는 대통령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지 그들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지금 상황으로선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법적 절차다. 현직 대통령이 위헌 위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에 준하는 비상 사태를 유발했으니 국회로선 탄핵하는 게 맞다. 그 책임을 마땅히 물어야 한다. 그게 우리 헌법에 나와 있는 절차다.

그런데도 이상한 말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헌정(憲政)’ 중단을 막기 위해서라는 데 말같지 않은 소리다. 대통령이 탄핵되어도 대한민국의 헌법은 쉬지 않고 작동한다. 그러면 헌정 중단은 없다. 대통령이 없다고 왜 헌정이 중단되나. 대통령이 없으면 대통령 권한대행이 한시적으로 대통령 역할을 한다. 그러니 대통령이 없는 상황은 있을 수 없다. 그게 다 헌법에 나와 있다. 과거에도 몇 차례 그런 사례가 있다.

다시 말하지만 비상 시국에는 헌법과 관련 법률에 따라 절차대로 하면 된다. 헌법과 법률에 없는 일을 하니까 말썽이 생긴다. 국민들도 이해하지 못한다. 야당은 말할 것도 없다. 국회의장까지 나서 그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다.

앞으로 한동훈 대표가 아니 국민의힘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모르지만 근본적 해법은 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엄연하게 대통령직에 있는 이상, 오만가지 해법을 내놓아봐야 씨알도 안 먹힐 것이다. 그건 원천 무효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지금으로선 윤석열 대통령이 사퇴하든지, 아니면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하는 방법 밖에 없다. 그게 정도(正道)다.

아무리 허수아비지만 대통령을 그대로 놔두고 대통령의 권한을 법적 권한도 없는 사람들이 대행한다는 것은 절대 안될 뿐 아니라 될 수도 없다.

지금이라도 한동훈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사퇴하도록 다시 한번 권하든지, 아니면 탄핵에 동참하든지 하는 게 옳다.

그렇지 않고 또 다른 대책을 내놓을 생각을 하지 말라. 그건 법에도 없는 일이거니와 사태 수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어리석은 일이다.

지금 이 시점에선 국민의힘이란 당(黨)을 위하거나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할 때가 아니다. 대한민국을 하루빨리 정상화시키는 일이 급선무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살아난다. 기회를 놓치지 말라.

 

김대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