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2024년, 이커머스 시장은 여러 사건과 이슈로 인해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C-커머스의 공습과 큐텐의 ‘티메프’ 미정산 사태가 업계를 강타하며 많은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팬데믹 동안의 대규모 투자로 어려워진 수익성에 외부 악재까지 겹치면서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며 여전히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 쿠팡,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성과
올해 쿠팡은 3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했다. 특히 10조 6000억 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쿠팡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급속도로 성장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 뒤에는 C-커머스의 도전과 검색순위 조작 의혹이라는 위기가 도사리고 있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C-커머스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쿠팡은 경쟁 압박을 느껴야 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의 거대 자본을 무기로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이들은 올 한 해 동안 누적 2562만 건의 앱 설치를 기록하며, 국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도 쿠팡은 고객 수를 늘리고, 연매출 4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쿠팡이 단순히 가격 경쟁을 넘어 소비자 경험을 중시한 결과로 해석된다.
◇ SSG닷컴, G마켓, 롯데온, 허리띠를 졸라맨 한 해
반면, SSG닷컴, G마켓, 롯데온은 올해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신세계의 SSG닷컴은 외형 성장보다는 적자 폭 축소에 집중하며 고군분투했다. 재무적 투자자와의 갈등이나 수시 인사로 인한 경영 불안정성은 SSG닷컴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3분기에는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이 줄어드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G마켓은 ‘티메프’ 사태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다. 이 사태는 오픈마켓에서 셀러와 고객 모두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쳤고, G마켓은 피해를 입은 셀러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려야 했다. 이로 인해 G마켓은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180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오픈마켓의 핵심인 셀러를 보호하기 위한 대응이지만, 이는 G마켓의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롯데온은 올해 역시 비용 효율화 작업에 전력을 다하며 지속적인 적자 개선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여전히 누적 적자가 5000억 원에 달하며, 매년 1000억 원 가량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온은 유통계열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 '티메프' 사태의 여파 상상 이상
올해 가장 큰 충격을 안긴 사건은 바로 ‘티메프’ 사태였다. 이 사건은 큐텐그룹의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등이 정산금 미지급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셀러들과 소비자 모두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었다. 피해 규모는 1조5950억 원에 달하며, 피해자는 무려 50만 명에 이른다. 이러한 대규모 미정산 사태는 이커머스 업계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으며,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의 무리한 경영 확장이 이 사태의 발단으로 지적된다. 그는 단기간에 티몬과 위메프를 인수하며 사업을 급격히 확장했지만, 그 과정에서 재무적 안정성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러한 무리한 경영은 셀러와 고객에게 큰 피해를 안겼고, 티몬과 위메프는 회생 절차에 돌입하는 처지에 놓였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 결론, 변화와 도전의 연속
2024년 이커머스 시장은 많은 변화를 겪으며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했다. 쿠팡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SSG닷컴, G마켓, 롯데온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티메프’ 사태는 이커머스 업계에 큰 교훈을 주며, 향후 신뢰 회복과 재정적 안정성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앞으로의 이커머스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그리고 기업들이 어떤 혁신적인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커머스는 이제 단순한 거래 플랫폼을 넘어선, 소비자와의 신뢰 구축이 필수적인 사업으로 자리 잡았음을 명심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