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무안 참사 이후 제주항공이 예상치 못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여객기 참사로 인해 급증한 항공권 예약 취소와 고객들의 전액 환불 요청으로 제주항공의 재정 상황이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 특히, 제주항공은 모든 취소 건에 대해 조건 없는 전액 환불을 약속했기 때문에 환불에 따른 현금 유출 규모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고객들로부터 받은 예약금 규모는 약 2606억원에 달하며, 이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가장 큰 규모다. 예약금은 항공사가 항공권을 판매하고 미리 받은 금액으로, 서비스 제공 전에 계약부채로 처리되며, 고객이 항공권을 사용한 후 수익으로 전환된다. 이 예약금은 항공사가 유동성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이번 참사 후 대규모 환불이 이어지면서 현금 유출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약 6만8000건의 항공권 취소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취소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가 발생한 29일 오전 9시 이후에 집중됐으며, 환불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금 유출은 항공사의 유동성을 심각하게 압박하고 있다.
제주항공이 전액 환불을 발표하며 유동성 위기가 커진 상황에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주항공과 모기업 애경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불매운동이 길어질 경우, 제주항공은 환불로 인한 직접적인 현금 유출 외에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제주항공의 올해 3분기 말 유동비율은 39.4%로, 적정 수준인 15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39억원 순유입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3016억원) 대비 68.9% 감소했다. 유동성 위기의 악화가 불가피해 보이며, 향후 제주항공의 재정 건전성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이번 참사로 인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으며, 환불 및 불매운동 대응을 포함한 유동성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