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어디서나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가 메아리친다. 건강과 합격, 승진, 성공하라는 덕담이 넘쳐난다. 올해도 누군가는 복을 많이 받을 거고, 바라고 원하는 걸 이룰 게다. 또 누군가는 지지리 복을 탓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실 게다. 이렇듯 울퉁불퉁한 세상에도 딱 한 가지 공평하게 주어지는 게 있다. 한날한시에 출발하는 새해 시간이다. 반칠환 시인은 ‘새해 첫 기적’이란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새해 첫 기적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나는 황새와 뛰는 말과 걷는 거북이와 기는 달팽이와 구르는 굼벵이는 저마다 속도가 다르다. 하물며 꿈쩍 않는 바위는 말해 뭐하랴. 저마다 사는 세상의 높이로 따지면 하늘과 땅 차이인 이들에게도 주어지는 시간은 공평하다. 해가 바뀌어 새롭게 시작하는 첫 순간은 다 함께 한날한시다. 시인은 한날한시에 출발하는 새해를 첫 기적이라 노래한다. 모두가 새해 첫 기적의 주인공이니 힘내라 응원한다.
올해도 365일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고르고 가지런하다. 새 희망, 새 출발 시간은 공평하다.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묵은해의 결과에 연연하는 건 지혜롭지 못하다. 오늘은 오늘의 해가 떴고, 다 같이 출발선에 나란히 선 1월이다. 이루지 못한 꿈, 미완의 계획을 다시 세워 힘차게 날아보자.
지난해 12월 (사)대한파크골프협회 차기 회장에 홍석주 후보가 선출됐다. 홍석주 당선인의 임기는 전임회장의 시간과 똑같은 4년이지만, 결과는 청출어람이어야 한다. 터키의 시인 나짐 히크메트(Nazim Hikmet)는 <진정한 여행>에서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설파했다. 대한민국 파크골프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저만치 오고 있다.
이창호 <파크골프가이드>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