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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중 4명 사라졌다” 여수산단 플랜트 노동자의 위기 신호

- 고용 절벽에 내몰린 여수산단, 지역경제에 빨간불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여수국가산업단지(이하 여수산단)가 심각한 고용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만 해도 월평균 1만 명에 달했던 플랜트 건설노동자의 숫자가 올해 들어 단 2천 명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여수산단이 ‘산업의 심장’에서 ‘실업의 땅’으로 전락하고 있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여수지부에 따르면, 조합원 중 상당수가 일감을 찾아 타지역으로 이동했지만, 대부분은 실업 상태에서 고통받고 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여수산단은 활기가 넘쳤다. 그러나 올해는 신·증설 사업이 거의 중단되면서 노동자들은 일할 곳을 잃었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예전에는 일이 넘쳐서 밤낮없이 바빴는데, 이제는 하루 종일 집에 앉아 있습니다.” 여수산단에서 10년간 일했던 김 모(45) 씨는 이렇게 한숨을 내쉬었다.

 

여수산단은 여수 지역경제의 심장부다. 그러나 플랜트 노동자들의 실업이 늘어나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지역 상권에도 악영향이 미치고 있다. 여수상공회의소는 "현재 플랜트 신·증설과 설비 교체를 위한 자본적 지출(CAPEX)이 전무한 상황이라 이 같은 고용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 위기의 배경에는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과 실적 부진이 있다. 지난해 2조6천억 원 규모의 신·증설 사업이 추진됐지만, 올해는 이를 이어갈 대규모 프로젝트가 사라졌다. 겨울철 계절적 실업을 감안해도 현재 상황은 심각하다.

 

전라남도의회 주종섭 의원(더불어민주당, 여수6)은 지난 1월 16일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여수지부와 함께 긴급 간담회를 열고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주 의원은 “여수산단의 위기가 지역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대책 마련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장 신·증설과 설비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며, 지역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다각적 대책을 강구할 것을 약속했다.

 

여수산단의 위기가 단순히 플랜트 노동자의 고용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여수산단이 다시 활력을 찾고, 사라졌던 노동자들이 돌아올 날은 올 수 있을까? 지역사회와 정부, 그리고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산단의 활기가 다시 되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버텨요.” 노동자 김 씨의 바람처럼, 여수산단의 재도약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