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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0.7%, 계엄에 갇힌 한국 경제…수출만 홀로 싸웠다

- 수출이 지탱한 경제…내수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발목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지난해 한국 경제는 고군분투하던 수출과 고꾸라진 내수가 만든 극과 극의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내수는 소비와 투자를 합쳐 고작 0.7% 증가하며, 장기 평균의 1/5 수준에 불과했다. ‘계엄쇼크’라는 초유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를 얼어붙게 만든 가운데, 성장률은 정부 예상치에 한참 못 미친 2%로 마무리되었다.

 

<2023~24년 성장률 및 성장기여도 비교표>

구분 2023 2024(A) 장기평균(B) (00~23) A-B
성장률 (%) 1.4 2.0 3.6 △1.6
내수 증가율 (%) 1.6 0.7 3.6 △2.9
성장 기여도 (%p)        
내수 1.4 0.2 3.1 △2.9
정부 0.3 0.4 0.8 △0.4
정부소비 0.2 0.3 0.7 △0.4
  • 성장률: 2024년 성장률은 장기평균보다 1.6%p 낮아진 2.0%를 기록.
  • 내수 증가율: 2024년 0.7%로 장기평균 대비 2.9%p 감소, 내수 부진 심화.
  • 성장 기여도: 내수와 정부 기여도 모두 장기평균에 미치지 못함.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6.9% 증가하며 성장의 버팀목이 되었지만,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고작 0.2%포인트로 전체 성장에서 10%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줄줄이 역성장을 기록한 탓이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악의 침체로 기록됐다.

 

특히 4분기는 ‘계엄쇼크’가 한국 경제에 치명타를 가한 시기였다. 당시 한국은행은 4분기 성장률이 0.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로는 0.1%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1.2% 성장하는 데 그쳐, 연간 GDP는 2,289조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계엄 이전 전망치보다 약 2.7조 원이 부족한 수치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12.3포인트 급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경제심리지수 역시 경제위기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가계와 기업 모두가 지출과 투자를 꺼렸다. 민간소비는 4분기 0.2% 증가에 그쳤고, 건설투자는 무려 3.2%나 감소하며 3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갔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동남을)은 “계엄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과 급락한 경제심리가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크게 훼손했다”며 “현재 상태가 지속된다면 올해 성장 자체가 더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 의원은 “추경의 타이밍을 놓치면 경제 회복의 모멘텀을 되찾기 어려워진다”며,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급락한 경제 심리를 반전시키고 내수 활성화를 도모하려면 최대한 빠르게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계엄에 따른 직접적 GDP 손실이 약 7조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는 환율 급등, 주가 폭락, 대외 신인도 하락 등 금융시장의 간접적 손실을 제외한 수치다. 즉, 실제 경제적 손실은 이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내수는 역대급으로 위축되었지만, 수출이 이를 보완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라야 한다. 내수 회복 없이는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계엄쇼크’라는 악재 속에서도 정책적 대응의 속도와 방향에 따라 한국 경제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정부가 꺼져가는 내수 시장의 불씨를 되살리고, 경제심리를 회복시킬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