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유주언 기자 |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정근오 교수팀과 DGIST 뉴바이올로지학과 정영태 교수팀, 동국대학교 생명과학과 이민호 교수팀은 사람 자궁경부 줄기세포의 정체와 분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산균이 자궁경부암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정근오 교수팀과 DGIST, 동국대학교 공동연구팀이 유산균과 젖산을 활용해 자궁경부암 예방 및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자궁경부 줄기세포의 정체와 분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유산균이 암 발생 전 단계에서 자궁경부암 진행을 억제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자궁경부암, 여전히 심각한 여성암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네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여성암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주요 발병 원인이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60만 건이 발생하며, 특히 백신 접종이 어려운 후진국에서는 여전히 자궁경부암이 빈번하게 나타나 새로운 예방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유산균의 새로운 역할 규명
유산균은 여성의 질 내에 존재하는 유익균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존 연구에서는 이미 발생한 자궁경부암 세포 억제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유산균이 암 발생 이전 단계에서부터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줄기세포보다 ‘전구세포’가 핵심
연구팀은 자궁경부암 발생의 주요 원인이 줄기세포가 아닌, 분화가 시작된 전구세포를 증식시키는 바이러스의 특성임을 규명했다. 유산균이 분비하는 젖산이 이러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정상 줄기세포가 암세포로 변환되는 과정까지 막는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정근오 칠곡경북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유산균이 자궁경부 건강 유지와 자궁경부암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자궁경부암 예방 기술 및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게재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보건복지부 글로벌 의사과학자 양성사업, 기초과학연구원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운영사업,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이 공동 지원하는 병원 기반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 사업 등 다양한 연구비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IF: 14.7) 3월 호에 게재돼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