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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소방관에 건강기능식품 나눔… ‘감사 이벤트’인가 ‘이미지 소비’인가

PB 상품 11종 무료 증정… 감사의 진심인가, 홍보성인가
ESG 경영 강조하는 롯데마트… 반복되는 '보여주기식' 행보
소방관 처우 논의는 뒷전… 일회성 이벤트로 덮을 문제인가

지이코노미 유주언 기자 | 롯데마트가 산불 진화에 헌신한 소방관들을 찾아 건강기능식품과 간식을 무료로 전달했다. ‘감사’의 뜻을 담았다지만, 전량 자사 PB 상품으로 구성된 점에서 홍보성 논란도 피하기 어렵다. 진정성 있는 나눔인지, ESG 마케팅의 일환인지 기업의 책임 있는 태도가 요구된다.

 

재난지역 돌며 '찾아가는 롯데마트' 행사
롯데마트가 산불 진화에 투입된 소방관들을 찾아 ‘오늘좋은’ PB(자체 브랜드) 상품 1000여 개를 무료로 전달했다. 행사는 4월 3일과 4일 양일간 경남 하동소방서와 경북 의성소방서를 방문해 진행됐으며, 건강기능식품과 간식류를 포장해 선물했다.

 

회사 측은 “대형 산불 진압에 고생한 소방관들의 건강을 챙기고자 마련한 행사”라며 “진심 어린 감사의 뜻”이라고 밝혔다.

 

‘오늘좋은’ 제품 11종… PB상품 적극 노출
이날 전달된 품목은 ▲이뮨샷 멀티비타민 ▲알티지 오메가3 ▲눈건강 루테인 등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해 ▲단백질바 ▲벚꽃 팝콘 등 간식까지 총 11종. 전량 롯데마트 자체 브랜드(PB) 제품으로 구성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진정성 있는 나눔이라기보다 PB상품 홍보에 더 방점이 찍힌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 이미지 제고 목적이 짙어 보인다”며 “소방관들의 노고를 ‘마케팅 도구’로 삼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ESG 행보 강조… 소화기 기부도 사례로 들어
롯데마트는 이번 행사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이라 설명했다. 작년 11월 ‘소방의 날’에도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소화기 420개를 기부했다고 밝히며, 소방 안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ESG 경영’의 실체가 여전히 모호하다는 비판은 지속된다. 최근 ESG 실적을 둘러싼 기업들의 포장된 활동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롯데마트의 이번 행보 역시 “명분보다 실속이 없는 이벤트성 활동”이라는 시각도 공존한다.

 

김혜영 롯데마트·슈퍼 ESG팀장은 “역대 최악의 산불에서 헌신하신 소방관들께 감사드리며, 건강과 활력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회성 선물보다 열악한 근무환경, 처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재난 대응 최전선에 있는 소방관들에게 필요한 것은 ‘포장지에 담긴 간식’이 아니라 ‘제도적 뒷받침’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