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운전자가 말을 잃기 전, 차량이 먼저 구조를 요청합니다."
이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상용차가 스스로 구조를 부르기 시작했다.
스마트 전장 기술기업 이노카(대표 김광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역협력혁신성장사업’을 통해 서울, 대구, 경북, 전북 지역의 기업 및 기관들과 협력해 상용차용 AI 기반 비상대응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상용차에 장착된 ABS(잠김 방지 제동장치), VDC(차량 자세 제어장치)와 연동해 차량의 움직임과 상태를 실시간 분석하고, 사고 발생 시 즉시 긴급 구조기관에 사고 사실을 전파한다. 즉, 운전자가 충격으로 말을 못 해도 차량이 먼저 구조 신호를 보낸다.
이노카 김유원 부사장은 “상용차는 사고 한 번에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시스템은 차량 자체 센서와 제어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사고 판단의 정확도를 높였고, 실제 사고 발생 시 빠르게 정보를 전달해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 신뢰도도 확보했다. 이노카는 HILS(하드웨어 인 더 루프 시뮬레이션) 기반 시험을 통해 시스템을 검증했고, 국내 완성차 업체의 전기화물차에 장착해 실증까지 마쳤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기술 자체보다 ‘지역 간 협력’이라는 개발 방식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노카를 중심으로 전북, 대구, 경북 지역 산업진흥원과 기업들이 함께 참여했고, 공동 업무협약(MOU) 체결을 통해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사업화까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김광희 대표는 “지역이 가진 자원과 기술이 하나로 연결돼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다”며 “향후 커넥티드카 통신 기술과 연계해 사고 정보 전송은 물론, 사고 기록 플랫폼 서비스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노카는 누구인가?
이노카는 커넥티드카, V2X(Vehicle to Everything), 디지털 운행기록계, 하이패스 복합 단말기, e-Call 단말기 등 스마트 전장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으로,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의 1차 협력사다. 지속적인 기술 선행 개발을 통해 자율주행차와 C-ITS(협력 지능형 교통체계)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