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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에서 청춘을 배우다”… 원데이 클래스, 청년들 마음 사로잡다

- 7개 강좌에 78명 참여… 평일 야간 수업으로 직장인 청년도 부담 없이 참여
- 골프·챗GPT·아로마테라피 등 실용적이고 다채로운 프로그램 구성
- 청년 여가·자기계발 지원… “하반기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반응 이어져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고흥에 이런 수업이 생길 줄은 몰랐어요. 퇴근하고도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인 줄 처음 알았어요.”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 구도를 고민하던 한 청년은 말끝에 웃음을 지었다. 요즘 고흥군에서는 매주 평일 밤, 이런 장면들이 흔해졌다.

 

고흥군이 운영 중인 ‘청춘누리 원데이 클래스’가 지역 청년들의 일상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바쁜 하루를 마친 저녁 시간, 청년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강의실을 찾는다. 취미를 찾고 싶은 사람,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싶은 사람, 또는 그냥 혼자보다는 함께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이곳으로 이끈다.

 

이 프로그램은 고흥군이 청년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야심차게 기획한 프로젝트다. 만 18세부터 49세까지의 청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문화·예술·취미 강좌를 제공하며, 참여자들이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 2월 진행된 수요조사에는 다양한 의견이 접수됐고, 이를 바탕으로 최종 7개 강좌가 확정됐다. ▲치유 음식 만들기 ▲요가 ▲골프 기초 ▲챗GPT 활용 ▲스마트폰 사진 수업 ▲아로마테라피 ▲옷수선·리폼 등, 주제만 봐도 실생활에 바로 적용 가능한 내용들이다. 3월 모집 당시 총 93명이 신청했고, 이 중 78명이 수강생으로 선정됐다.

 

특히 챗GPT 활용 수업은 디지털 세대를 위한 새로운 접근으로 주목받았다.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인공지능을 일상 속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과정이 포함돼 있다. 한 청년은 “챗GPT 수업 덕분에 혼자선 막막했던 자기소개서나 글쓰기를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골프 기초 강의도 인기였다.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스포츠지만, 기본자세와 장비 설명부터 실습까지 차근차근 진행돼 처음인 청년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 요가나 아로마테라피 수업은 스트레스 해소와 몸의 회복에 초점을 두며, 특히 일과 삶의 균형을 찾고자 하는 여성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수업은 모두 평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청년들의 생활 패턴을 고려해 구성됐다. 직장을 마친 뒤에도 여유 있게 도착할 수 있는 시간. 그래서일까, 참여자 중 다수가 “퇴근 후의 두 시간을 오롯이 나에게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지역 청년 A씨는 “이전에는 일과 집만 오가며 반복적인 일상을 보내는 데 지쳤는데, 클래스에 참여하면서 삶에 활력이 생겼다”고 전했고, 또 다른 청년은 “고흥에 살면서 이런 프로그램을 접할 줄은 몰랐는데, 이제는 고흥에서 살아가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며 웃었다.

 

고흥군 관계자는 “청춘누리 원데이 클래스는 단순한 취미 강좌를 넘어서, 청년들이 지역에서 자신만의 시간과 정체성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고자 기획됐다”며, “앞으로도 청년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문화·여가 프로그램을 꾸준히 발굴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고흥군은 이번 상반기 운영이 끝난 후에도 만족도 조사와 평가를 통해 하반기 프로그램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참여를 놓친 청년들을 위한 추가 개설 요청도 잇따르고 있어, 청춘누리 클래스는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닌 고흥 청년정책의 하나로 자리 잡아갈 가능성이 높다.

 

배움의 이유는 다양하다. 중요한 건 '지금 내가 이곳에 있다는 실감'이다. 고흥의 청년들은 바로 그 시간을, 평일 저녁 두 시간 속에서 마주하고 있다. 경쟁이나 목적이 아닌 순수한 관심과 즐거움으로 채워지는 시간. 그 속에서 고흥의 밤은 더 젊고, 더 따뜻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