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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발달장애인 바이올린 최진경 예술가’ 만남

바이올린과의 첫 만남, 그리고 끝나지 않는 연습
장애는 한계가 아니라 가능성의 또 다른 이름
음악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 최진경

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조명이 비추는 무대 위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발달장애인 최진경 바이올린 연주자가 작은 떨림이 활을 타고 탱고의 선율을 따라 공기를 가르며 흐른다.

 

아르헨티나의 정열적인 감성이 담긴 ‘Por Una Cabeza’.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 순간, 그는 더 이상 ‘장애인 연주자’가 아니었다. 그저 음악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예술가, 최진경이었다.

 

■바이올린과의 첫 만남, 그리고 끝나지 않는 연습

 

성남시 장애인 체육회 소속으로 활동 중인 발달장애인 최진경 씨는 현재 분당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 활동과 최근 우리나라 최고 실력의 장애인 오케스트라 하트하트에 입단했다. 그에게 바이올린은 단순한 악기가 아니다. 세상과 연결되는 언어이자,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솔직한 수단이다.

 

“처음에는 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졌어요. 뭔가 가슴이 울리는 느낌? 그래서 계속 잡게 됐어요.” 악보를 읽는 것도, 박자를 맞추는 것도 처음엔 어렵기만 했다. 하지만 진경 씨는 매일같이 연습했다. 실수가 반복돼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손끝에서 선율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변화

 

진경 씨의 음악 여정에 큰 힘이 되어준 것은 분당청소년오케스트라였다.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음악을 만들어가는 이 오케스트라는 그에게 ‘두 번째 가족’ 같은 존재다.

 

“혼자 연습할 때는 외로울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오케스트라에서는 같이 웃고, 같이 연주하고, 잘 되면 서로 칭찬해줘요. 그게 너무 좋아요.” 지휘자와 동료 연주자들은 진경 씨를 ‘무대에서 가장 집중력 있는 사람’이라 말한다. 그는 리허설 때부터 누구보다 진지하고, 실전 무대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연주는 그의 몸에 밴 언어다.

 

■장애는 한계가 아니라 가능성의 또 다른 이름

 

진경 씨는 ‘장애인 예술인’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 수식어 안에 담긴 사명감을 느낀다.

 

“장애가 있어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저처럼 음악을 하고 싶은 친구들이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꿈을 묻자, 그는 수줍게 웃으며 대답했다. “제 이름으로 무대에 서는 게 꿈이에요. 혼자 연주하는 공연도 해보고 싶고, 직접 작곡도 해보고 싶어요.”

 

■음악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 최진경

 

진경 씨는 오늘도 바이올린을 든다. 장애는 그의 음악 여정을 멈추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연주는 많은 이들에게 진한 울림과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무대 위의 선율은 단지 음악이 아니었다. 그것은 누군가의 꾸준한 노력과 좌절을 이겨낸 용기, 그리고 마음을 전하려는 진심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이올린을 든 청년 최진경이 있었다.

 

최 씨는 어릴 적부터 음악에 남다른 감각을 보이며 바이올린을 접하게 되었고, 수년간의 꾸준한 노력 끝에 지역 예술무대에 오를 만큼 실력을 쌓아왔다. 특히, 성남시 장애인 체육회와 분당청소년오케스트라의 지속적인 지원 아래, 다양한 무대에 도전하며 음악을 통한 사회 참여와 자립의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다.

 

최진경 씨는 향후 독주회와 작곡 활동 등 새로운 음악적 도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바이올린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케스트라 관계자는 “최진경 연주자는 탁월한 집중력과 감수성을 지닌 연주자로, 단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주는 존재입니다. 이번 무대를 통해 진정성 있는 음악의 힘을 다시금 느꼈습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성남시 장애인 체육회는 장애인의 예술 활동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최진경 씨를 비롯한 장애 예술인들의 무대 진출과 역량 강화를 위해 지역 사회와 함께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자를 사랑하는 (사)코리아뮤직소사이어티 오미주 대표이사/단장의 관심과 사랑의 여운으로 말미암아 최진경씨 미래의 여명 또한 밝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