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11.6℃
  • 맑음강릉 18.8℃
  • 맑음서울 13.2℃
  • 맑음대전 13.5℃
  • 구름많음대구 17.0℃
  • 맑음울산 16.2℃
  • 구름많음광주 14.5℃
  • 구름많음부산 14.6℃
  • 구름많음고창 8.8℃
  • 구름조금제주 13.9℃
  • 맑음강화 10.9℃
  • 맑음보은 8.5℃
  • 구름조금금산 9.5℃
  • 구름많음강진군 9.8℃
  • 맑음경주시 12.3℃
  • 구름조금거제 11.5℃
기상청 제공

[단독] 장위15구역 재개발 지종원 조합장, 내부고발로 충격적 비리 정황 드러나

조합원들 가정에 배달된 익명의 내부고발 편지
지 조합장, 뇌물수수·입찰비리·공금유용 의혹까지
조합원들, “조합장 당장 사퇴하고 수사받아라”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서울 장위15구역 재개발조합장의 충격적인 비리 정황이 내부고발로 드러났다. 지난 4월 16일, 조합원 1,786명의 가정으로 ‘꼭두각시 임원이었습니다’라는 제목의 편지가 배달됐다. 발신자는 조합 내부 인사로 추정되지만,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해당 편지는 지종원 조합장의 뇌물 수수, 입찰 비리, 조합 자금 유용 등의 심각한 비리 의혹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고발자는 “사업이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조합장에 찬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때마다 지 조합장으로부터 ‘용돈’을 받았다”라고 폭로했다. 이어 지 조합장이 특정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낙찰을 유도했으며, 이사회는 사전에 각본대로 움직이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공공청사(사회복지시설) 설계업체 선정 과정이었다. 고발자에 따르면 지 조합장은 처음에는 7억 원을 적정가격이라 말했고, 이를 들은 다른 이사가 왜 이 자리에서 그 말을 하느냐며 화를 냈으며, 정작 입찰에서 8억 4,000만 원을 써낸 업체는 탈락시키고, 무려 18억 8,000만 원을 써낸 업체를 최종 선정했다. 최고가를 써낸 업체에 가격점수 최고점을 줘 선정한 것이다. 이후 상황을 파악한 조합원이 8억 4,000만 원을 써낸 업체에 확인한 결과, “덤핑이라니요, 그 금액에 수주해도 1억 4,000만 원 정도 남습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애초부터 조합장과 일부 이사가 짜고 친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본지는 제16차 대의원회 책자를 입수해 관련 사실을 검토했다. 고발 내용은 상당 부분 사실이었다. 8억 4,000만 원을 써낸 A업체는 총점 74.16점, 반면 18억 8,000만 원을 써낸 B업체는 89.22점을 받아 선정됐다. 입찰가만 따져 A업체는 27.16점을 받았고, B업체는 39.22점을 받았다. 고가 입찰자에게 오히려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내부고발은 계속 이어졌다. 조합 임원들이 연대보증으로 설계업체에서 3억 원을 대출받았고, 지 조합장이 이 중 1억 원을 개인적으로 인출해 유용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시공사 선정 후 입찰보증금 500억 원이 조합 통장에 입금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렵다”라고 경고했다.

 

해당 편지에서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지 조합장이 불과 4년 전까지 노숙자였다는 사실이다. 내부고발자는 “업체의 도움으로 급속히 신분이 변화했고, 그 이면에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법조계도 사안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재개발 전문 법무법인 ‘정론’의 나도연 대표변호사는 “내용이 사실이라면 뇌물죄, 업무상 배임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라며, “조합원들은 법적 대응과 자산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자구책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내부고발은 조합임원에 대한 조합원들의 극심한 불신을 불러일으켰고, 조합의 운영 투명성과 윤리에 대한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향후 사법기관의 대응과 시공사 선정 절차 전반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다수의 조합원은 “철저한 진상규명은 물론 지 조합장과 비리 임원들은 당장 사퇴하고 수사받을 것을 촉구한다”라며 고소 고발을 예고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