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였다. 휴전이 현실화될 경우 러시아산 원유 제재가 완화돼 글로벌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5% 넘게 떨어지며 배럴당 63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런던 ICE에서 거래된 브렌트유 선물도 66달러 밑으로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유럽 동맹국들과 회동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2주 안에 푸틴과 젤렌스키가 만나 종전 합의를 논의할 것이며, 이후 자신이 참여하는 3자 회담도 열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양측이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며 조기 종전을 강조했지만, 우크라이나와 서방 동맹국은 러시아 조건을 강요받을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젤렌스키는 트럼프와의 회담을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러시아와의 충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드루즈바 송유관을 공격해 유럽 일부 지역의 원유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유공장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휴전 기대가 지정학적 긴장을 완화하면서 유가 하락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DBS은행 수브로 사르카르 수석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제재 완화 가능성이 공급 차질 위험을 줄였다”고 말했다.
BOK파이낸셜증권의 데니스 키슬러 부사장은 “시장이 제재 완화 기대를 반영하고 있으나 변수가 많아 가격 움직임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TD증권 바트 멜렉 전략 책임자는 “휴전과 제재 완화가 현실화되면 유가는 58달러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 애널리스트는 “휴전 기대 속 공매도 포지션이 과도하게 쌓였다”며 “만약 휴전이 무산될 경우 유가 반등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이미 10% 이상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OPEC+의 증산 전망이 겹치며 유가 하방 압력이 커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