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명품 브랜드 구찌를 거느린 케링(Kering)이 자사의 뷰티 사업을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L’Oréal)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금액은 약 40억 유로(약 6조6천억원)로, 케링의 향수 브랜드 크리드(Creed)도 거래에 포함된다.

로레알은 이번 거래를 통해 케링 브랜드의 향수·뷰티 제품 개발 독점 권리를 50년간 확보하고, 케링에는 로열티를 지급한다. 거래는 내년 상반기 완료될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루카 드 메오 신임 CEO 취임 이후 추진되는 첫 주요 전략 행보다. 드 메오는 CEO 취임 전부터 뷰티 사업 매각 가능성을 검토했으며, 이달 들어 로레알과 협상을 신속히 진행했다.
케링은 부채 감축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순부채는 95억 유로에 달하며, 주력 브랜드 구찌 역시 성장 둔화로 중국 시장 매출이 최근 분기 전년 대비 25% 급감했다. 뷰티 사업부는 2023년 크리드 인수 후에도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며 올해 상반기 6천만 유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케링은 이번 매각과 함께 부동산 지분 매각, 발렌티노 인수 계획 보류 등 현금 유동성 확보 및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 중이다.
로레알은 이미 2008년 케링으로부터 입생로랑 향수 사업권을 인수한 바 있으며, 이번 거래와 별도로 럭셔리 고객 대상 합작 법인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년 전 크리드 인수 가격 수준에서 뷰티 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아프지만, 부채 부담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고급 향수 시장 성장세를 고려하면 로레알 입장에서는 전략적 타당성이 크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거래는 로레알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로, 2023년 호주 브랜드 에이솝(Aesop) 인수액 25억 달러를 크게 웃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