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광주가 국가대표 반도체 첨단패키징 거점으로 공인되면서 지역 산업 지도가 더욱 뚜렷하게 재편되고 있다.

정부가 10일 발표한 ‘AI 시대 K-반도체 전략’에서 광주를 첨단패키징 핵심 도시로 못 박은 건, 반도체 판도가 슬며시 남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는 신호처럼 읽힌다.

이번 정부 전략은 광주–부산–구미를 잇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축을 큰 틀로 삼고 있다. 이 중 광주는 패키징 분야를 전면적으로 담당한다. 이미 글로벌 선도기업 앰코가 자리잡고 있고, AI데이터센터가 안정적으로 구축되면서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 수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지역적 특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RE100 대응이 가능한 재생에너지 기반, GIST·전남대 등 지식 인프라, AI 특화 생태계 등이 복합적으로 겹치며 패키징 기업 집적에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와 광주시는 2030년까지 총 420억 원을 투입해 첨단패키징 실증센터를 조성한다. 내년도 국비 확보분인 60억 원을 기반으로 우선 연구개발(R&D) 실증 공정을 마련하고, 이후 약 5천억 원 규모의 대형 예타사업으로 확장해 세계적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실증센터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국내 중소 팹리스부터 글로벌 패키징 기업까지, 연구된 기술을 실제 공정에 적용해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하는 실험 환경을 광주에서 직접 갖출 수 있게 된다.

인력 양성도 전략의 핵심축이다. 정부는 글로벌 R&D센터 유치를 기반으로 GIST 내에 ‘Arm스쿨’을 설치하고, 2030년까지 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을 길러낼 예정이다. 여기에 반도체 연합공대 구성, 기업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 확대, AI 반도체 실증기업 지원 프로젝트 등이 묶이면서 교육–산업–기술이 하나로 이어지는 구조가 더욱 촘촘해진다.

광주는 이번 발표 이전에도 반도체 기반 다지기에 꾸준히 속도를 냈다. 반도체 팹리스 기업 26개 유치, 전남대 반도체특성화대학 운영, GIST 삼성전자 계약학과 운영, AI 반도체 실증 지원, 차세대 첨단공정 팹 구축, 광주전남반도체공동연구소 설립 등 최근 몇 년간 준비해 온 토대가 이번 국가 전략과 정확히 맞물린 셈이다.

광주시는 첨단산업의 기초체력 확보와 기업 환경 개선에도 공을 들여왔다. 재생에너지 기반 확대, 데이터센터 구축, AI기업 집적지 조성 등은 결국 반도체 패키징 산업과 직결되는 요소들이다. 도시 전반의 산업 생태계가 하나의 흐름으로 엮이면서, 광주가 ‘AI·반도체 국가 거점’이라는 방점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강기정 시장은 “광주는 AI와 반도체 중심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도시로 힘 있게 성장하고 있다”며 “기업 유치, 인재 육성, 기반시설 확충까지 모든 연결고리를 단단하게 잡아 산업 흐름을 지역 성장의 동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