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메타가 ‘초지능(superintelligence)’ 구현을 목표로 인공지능(AI) 전략의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 그동안 강조해 온 오픈소스 노선을 일부 접고, 차세대 핵심 AI 모델은 폐쇄형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BC에 따르면 메타는 자사 AI 모델 ‘라마(LLaMA)’의 후속이자 이른바 ‘프런티어 AI’로 분류되는 차세대 프로젝트 ‘아보카도(Avocado)’를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모델이 폐쇄형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수년간 오픈소스를 메타 AI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아온 기조와는 결이 다른 행보다. 특히 최근 합류한 알렉산더 왕 최고AI책임자(CAIO)가 폐쇄형 모델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 전략 변화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아보카도는 당초 올해 말 공개를 목표로 했으나, 일정이 다소 늦춰져 내년 1분기 출시가 유력한 상황이다. 현재 메타는 다양한 학습 및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메타 측은 “모델 훈련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일정에 중대한 변경은 없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그간 AI 기술을 개방하는 것이 생태계 확장과 제품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는 메타의 오픈소스 AI 전략을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비유하며, 개방이 혁신을 촉진한다고 강조해왔다.
실제로 저커버그는 지난해까지 라마 계열 모델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라마가 업계 최고 수준의 AI로 성장해 “모두에게 AI의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올해 초 실적 발표에서도 라마를 핵심 성과로 소개했다.
하지만 올해 공개된 라마4가 시장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기류가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커버그는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향후 오픈소스와 폐쇄형 모델을 병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무엇을 공개할지에 대해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10월 말 실적 발표에서는 라마를 한 차례만 언급하는 데 그쳤다.
메타는 동시에 AI 인재 확보와 투자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케일AI 창업자인 알렉산더 왕과 핵심 엔지니어 영입에만 143억달러를 투입했으며, 현재 왕이 이끄는 TBD랩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TBD랩은 메타 초지능연구소(MSL) 산하 조직으로, 아보카도 개발을 전담하고 있다.
아보카도 훈련 과정에서는 구글의 젬마(Gemma), 오픈AI의 GPT-OSS, 알리바바의 QWEN 등 다양한 개방형 모델을 활용한 증류 기법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중국계 AI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저커버그가 과거 중국 AI 모델의 검열 가능성을 우려했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메타가 AI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면서 투자 규모 역시 월가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회사는 향후 3년간 미국 내 인프라 프로젝트에 6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AI 관련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반면 가상현실(VR)과 메타버스 부문 투자는 줄이고, AI 스마트글라스 등 하드웨어 분야에 자원을 재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AI 투자가 광고 사업을 포함한 핵심 수익원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막대한 지출이 단기간 내 수익성으로 연결될지에 대해 여전히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