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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조 골드메르그룹 회장 “실패의 경험이 기준이 됐다, 중소기업 살리는 구조로 간다”

중국 랑팡 보세구에 조성 중인 ‘면세 코리아타운’ 조성
실패를 숨기지 않는 리더십, 다시는 같은 길을 가지 않기 위해
신뢰를 지키는 경영… “중국 파트너의 믿음에 결과로 답한다”

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중국 랑팡 보세구에 조성 중인 ‘면세 코리아타운’은 단순한 유통 프로젝트를 넘어선다. 한국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 구조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한 경영자의 결단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골드메르그룹 이근조 회장이 있다.

 

이 회장은 이번 사업을 “경영 인생에서 가장 무거운 선택이자, 가장 분명한 목표를 가진 도전”이라고 표현한다.

 

이근조 회장은 과거 대형쇼핑센터 운영 실패를 자신의 경영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그는 “실패를 부정하거나 덮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과거의 실패 위에 세운 완전히 다른 구조”라고 단언한다.

 

그가 강조하는 차별점은 ‘규모’가 아니라 ‘구조’다. 단순 임대형 쇼핑몰이 아닌, 보세구 기반 면세 유통망과 물류·가격·공급을 통합한 플랫폼으로 설계했다는 점에서 이전 모델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번에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와 시스템으로 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 이름을 걸고 책임지는 방식으로 갑니다.”

 

이 회장의 리더십은 분명한 방향성을 갖는다. 대기업 중심이 아닌, 중소기업 중심이다. 랑팡 보세구 면세 코리아타운은 한국에서 생산되는 거의 모든 제품을 관세 없이 중국 전역으로 공급하는 전초기지로 설계됐다.

 

그는 “제품은 있는데 판로가 없는 기업이 너무 많다”며 “면세 코리아타운은 중소기업이 가격 경쟁력과 유통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구조”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서울·광역시·기초지자체, 중소 제조사, 중국 측 파트너를 한자리에 모으는 사업설명회도 수차례 직접 주관할 계획이다. “말로 돕는 게 아니라, 구조로 돕는 겁니다. 이게 제 경영 방식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 측에서 골드메르그룹에 전폭적인 권한을 위임하며 시작됐다. 이 회장은 이를 “막중한 신뢰이자 책임”이라고 표현한다. “이 정도 규모의 프로젝트를 외국 기업에 맡긴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그 신뢰를 받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엄격하게 스스로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5일, 그는 직접 중국 현장을 찾아 최종 점검과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현장 중심 경영은 그의 리더십을 상징하는 키워드다.

 

랑팡 면세 코리아타운에는 화웨이장비와 중국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첨단 스마트 물류 시스템이 도입된다. 보세창고 내 물류 이동은 로봇이 전담한다.

 

그러나 이 회장은 기술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사람’을 꼽는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도 결국 운영하는 건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는 현장 인력, 파트너, 중소기업 대표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습니다.”

 

이 회장은 최근 서귀포항여객선터미널을 방문해 제주 특산품과 해마 양식·가공 과정을 직접 점검했다. 서귀포항 사전면세점을 골드메르그룹 제주지사로 연계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중앙만 잘되면 의미 없습니다. 지역의 제품, 지역의 기업이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이근조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2026년 4~5월로 예정된 그랜드 오픈 시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변명이 없습니다. 성공이냐 실패냐, 둘 중 하나입니다. 저는 성공을 선택했고, 그 책임을 끝까지 지겠습니다.”

 

그의 말에는 조심스러움보다 단단함이 묻어난다. 실패를 외면하지 않고, 책임을 피하지 않으며, 구조로 해법을 만드는 리더십. 랑팡 보세구 면세 코리아타운이 단순한 상업 시설을 넘어, 한국 중소기업 유통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이근조 회장의 리더십에 시선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