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도의회(의장 김태균)가 전남도·전남교육청과 함께 전남·광주 행정통합 논의를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렸다. “통합을 하느냐, 마느냐”를 넘어 “어떤 통합이어야 도민에게 도움이 되느냐”로 질문이 바뀌는 대목이다. 도의회는 속도전보다는 조건과 절차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라남도의회는 19일 도의회에서 김영록 전라남도지사와 김대중 전라남도교육감이 참석한 가운데 ‘전남·광주 행정통합 도의회–집행부 간담회’를 열고 추진 방향과 주요 쟁점을 놓고 논의를 이어갔다. 지난 13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자리다. 통합 논의가 공론의 장으로 들어선 만큼, 실무를 넘어 제도·권한·운영 구조까지 짚어보자는 취지로 읽힌다.
이번 간담회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교육’이 본격적으로 들어왔다는 점이다. 행정통합 논의는 그동안 광역행정 체계 개편, 재정·권한 조정, 지역 균형발전 같은 큰 틀에 집중돼 왔다. 그런데 교육자치는 별도의 축이다. 전남교육감이 처음으로 간담회에 참여하면서, 통합이 학교 현장 운영과 교육자치 권한에 미칠 파장까지 함께 검토하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통합이 행정만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생활 구조를 바꾸는 일이라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도의회는 통합 자치단체 명칭을 ‘전남광주특별시’로 바꾸는 방안을 제안했다. 명칭은 통합의 방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인 만큼, 도의회는 이 문제를 가볍게 다루지 않았다. 무엇보다 도민의 공감과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짚었고,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 상징성을 함께 담아야 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통합 논의가 한쪽의 판단만으로 흘러가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간담회에서는 통합 추진 과정에서 정리해야 할 쟁점들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도의회는 ▲행정 및 의회 통합청사 지정 ▲도의회의 특별법안 마련에 대한 적극적 참여 ▲지역 간 균형발전 보장 ▲교육자치의 위상 정립 ▲도민 참여 절차의 제도적 확보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통합이 ‘그럴듯한 구호’로 끝나지 않으려면, 통합 이후의 행정 구조와 권한 배분이 선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통합청사 문제는 위치를 어디로 정하느냐에서 끝나지 않는다. 행정과 의회 기능이 들어서는 곳에 따라 인력 이동과 접근성은 물론,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함께 움직인다. 균형발전도 같은 맥락이다. 통합 과정에서 특정 지역으로 기능이 몰리거나, 다른 지역이 뒤로 밀리는 상황이 생기면 통합의 설득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도의회가 이 대목을 핵심 쟁점으로 짚은 이유다.
교육자치의 위상 정립도 빼놓을 수 없다. 통합이 추진될 경우 교육행정의 권한 구조가 어떻게 재편될지, 현장의 혼선은 어떻게 줄일지, 학교 운영의 자율성은 어떤 방식으로 지켜낼지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교육은 정책 변화가 곧바로 학생·학부모·교사에게 닿는 영역인 만큼, ‘나중에 정리하자’는 방식으로는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의회는 통합 논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행정통합 대응 TF’를 구성·운영하고, 필요하면 특별위원회로 전환해 운영하기로 했다. 논의가 길어질수록 쟁점은 복잡해지고, 자료와 논리가 쌓인다. TF는 도의회 차원에서 검토와 정리를 이어가며, 통합 논의의 중심축을 잡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도의회는 “이번 간담회는 어떤 통합이 도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또 어떤 조건과 절차가 갖춰져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라며 “도의회는 무엇보다 도민의 뜻을 헤아리고 이를 제도와 정책에 충실히 반영하는 데 중심을 두겠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전남도와 도교육청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도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지방자치의 원칙에 부합하는 통합 방향을 만들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라남도의회는 앞으로도 행정통합 대응 TF를 중심으로 도의회 차원의 공식 입장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한편, 간담회 등 다양한 소통 창구를 통해 도민 목소리를 폭넓게 수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