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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코노미 신년특집ㅣ100년 기업 CEO의 정석①] 통합을 넘어 미래로… ‘원 캐논’이 만든 지속성장의 해답

이미징 전략으로 전환… 위기를 성장으로
데이터·클라우드 DX… 기업 체질 혁신
메디컬·반도체 확장… 산업 파트너 도약
현장이 만든 23년 1위… 다음 100년 질문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격변의 시대일수록 우리는 다시 ‘기업의 시간’을 묻게 된다. 기술은 빠르게 바뀌고 산업의 경계는 무너지고 있지만, 한 조직이 오랜 시간 신뢰를 축적하며 다음 세대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결국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라는 근본 질문과 마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이코노미가 신년특집 「100년 기업 CEO의 정석」을 기획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기 성과와 속도 경쟁이 지배하는 시대 속에서 지속 가능성, 공생의 가치, 산업 전환기 대응력이라는 기준으로 ‘시간을 견디는 리더십’을 다시 탐색해 보려는 시도다.

 

이번 특집은 단순한 성공 사례 소개가 아니다. 조직 통합의 방식, 기술 확장의 방향, 사람을 대하는 철학, 그리고 위기를 성장 구조로 바꾸는 의사결정의 순간까지, 한 기업의 궤적을 따라가며 글로벌 기업이 다음 100년으로 나아가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을 묻는다.

 

이 질문의 출발점에서 우리는 격변의 산업 환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기준과 조용하지만 단단한 성과로 시간을 증명해 온 한 리더십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선택의 이유를 이해하는 순간, ‘100년 기업’이라는 말이 더 이상 미래형 수사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현재형 과제임을 확인하게 된다.

 

■ 통합의 시너지를 넘어 ‘100년 기업’으로 박정우 대표의 ‘원 캐논’ 전략

 

 

지속 가능한 기업의 조건을 묻는 이번 특집의 첫 번째 사례는, 산업 전환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조직 통합·기술 확장·가치 중심 경영을 동시에 증명해 온 한 리더십에서 출발한다.

 

이 기업은 단기간의 외형 성장보다 구조적 체질 변화에 집중하며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오히려 사람과 공생의 철학을 경영의 중심에 놓아 왔다. 그 결과 서로 다른 사업과 조직 문화를 하나의 방향으로 묶어 내는 통합 전략, 이미징 기술의 경계를 산업 전반으로 확장한 성장 구조, 그리고 현장과 고객을 통해 성과를 완성하는 실행력이 시간의 축적 속에서 조용하지만 분명한 경쟁력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특히 2021년 통합 출범 이후 본격화된 변화는 단순한 조직 재편을 넘어 기업의 존재 이유와 미래 역할을 다시 정의하는 과정에 가까웠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100년 기업을 가능하게 하는 리더십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하나의 구체적인 답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답의 중심에 박정우 대표가 추진해 온 ‘원 캐논(One Canon)’ 전략이 놓여 있다.

 

■ 정체성을 다시 쓰는 통합의 의미

 

 

2021년 11월, 사무기 중심 사업과 카메라 중심 사업이 하나로 결합하며 새로운 출발선이 그어졌다. 그러나 진짜 변화는 통합 이후 시작됐다. 박정우 대표는 “무엇을 만드는가”가 아니라 “어떤 가치를 연결하는가”라는 질문으로 회사의 방향을 재설정했다.

 

이 관점의 전환은 캐논코리아의 정체성을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이미징 기반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 이동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는 사업 영역의 확대를 넘어 기업 존재 이유 자체를 다시 쓰는 전략적 전환이었다.

 

■ 경계를 허무는 ‘토탈 이미징 솔루션’

 

박정우식 리더십의 핵심은 입력과 출력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사고에 있다. 이미지를 촬영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며, 결과물을 구현하는 전 과정을 분절이 아닌 흐름으로 이해한 것이다.

 

이 전략은 곧 사업 구조의 확장으로 이어졌다. 네트워크 카메라, 메디컬 장비, 산업·반도체 설비까지 광학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영역 전반으로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특히 AI 영상 분석이 결합된 보안 솔루션은 이미징 기술을 단순 기록 장비에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인프라로 진화시켰다. 이는 ‘제품 판매’ 중심 산업이 ‘가치 제공’ 중심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변화다.

 

■ 상업 인쇄의 재정의… 산업 구조를 바꾸다

 

이미징 산업은 오랫동안 촬영과 출력이 분리된 구조로 존재해 왔다. 그러나 박정우 대표 체제에서 두 영역은 하나의 워크플로로 연결됐다. 초고화질 이미지의 생성부터 최종 출력까지 동일한 품질과 색을 유지하는 구조는 단순 기술 결합을 넘어 창작·광고·디자인 산업의 생산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이미징은 더 이상 장비가 아니라 콘텐츠 산업 전체를 지탱하는 기반 기술로 이동 중이다.

 

■ 미래 성장판… 메디컬과 반도체로 향하다

 

박 대표가 바라보는 미래는 소비재 시장에 머물지 않는다. 의료 영상 장비는 생체 정보를 정밀 데이터로 전환하며, 반도체·OLED 장비는 나노 단위 광학 기술의 집약체로 작동한다. 이 확장은 캐논코리아를 단순 소비재 기업이 아닌 국가 기간 산업과 연결된 기술 기업으로 격상시키는 변화다. 이미징 기술의 무게 중심이 사진에서 산업 경쟁력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 DX가 만든 보이지 않는 경쟁력

 

최근 경영의 중심축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 공유 플랫폼과 문서 관리 솔루션은 제품 중심 구조를 데이터·서비스 중심 구조로 전환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한 디지털화가 아니라 기업 체질 자체의 변화이며, 이미징 기술이 기록 도구를 넘어 판단과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산업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현장에서 완성된 리더십

 

박정우 대표의 경영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현장’이다. 연구·마케팅·영업을 모두 경험한 그는 시장의 언어를 직접 듣는 방식을 선택했다. 전국 대리점과 고객 접점에서 축적된 통찰은 맞춤형 제품과 시장 1위 성과로 이어졌다. 23년 연속 카메라 시장 1위, 잉크젯 프린터 시장 선도라는 기록은 기술 우위 이전에 고객 이해의 깊이가 만든 결과에 가깝다.

 

■ 다음 100년을 향한 질문

 

창립 40주년 이후 이 기업이 준비하는 미래의 핵심은 규모가 아니라 가치다. AI와 이미징의 결합을 통해 고객의 삶과 산업 전반에 새로운 의미를 더하겠다는 비전. “세상의 모든 순간을 완성한다”는 선언은 도구 공급자를 넘어 삶과 비즈니스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약속에 가깝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우리는 다시 묻게 된다. 100년 기업을 가능하게 하는 리더십은 무엇인가. 기술보다 방향을, 속도보다 본질을 선택한 시간. 그 조용한 축적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CEO의 정석’인지 모른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