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이드 박기훈 기자 ryutell@naver.com] 현직 대통령의 요청에도 잘리지 않았던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의 유명한 ‘아이젠하워 나무’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AFP 통신은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골프장의 '아이젠하워 나무'가 얼음장 같은 날씨 때문에 죽어 결국 베어졌다”고 보도했다.
약 20m 높이의 이 소나무는 17번홀 티박스로부터 192m 떨어진 곳에서 왼쪽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100년 넘게 산 것으로 알려진 이 나무는 1956년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샷을 계속 가로막는다’며 베어버리자고 말했다가 골프장 사장으로부터 거절당한 뒤 ‘아이젠하워 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 이후로도 이 나무는 타이거 우즈 등 마스터스에 참가하는 많은 유명 선수의 샷을 튕겨냈고, 그 때마다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변수로 존재 가치를 톡톡히 발휘했다.
2007년 3라운드 때는 스튜어트 애플비가 이 나무에 볼을 맞힌 뒤 벙커를 전전하다가 트리플 보기를 적어낸 적이 있다.
빌리 페인 골프장 회장은 “아이젠하워 나무를 잃게 돼 안타깝다”며 “여러 수목 재배사들에게 조언을 구했으나, 살릴 방법이 없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코스 다른 부분에는 문제가 없다”며 “17번홀 코스에 새로운 모습을 더하면서 아이젠하워 나무를 기릴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는 오는 4월 10일 개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