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4-02-25 07:39 |최종수정 2014-02-2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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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에 찍혀야 실감이 안나겠심니까?”
롯데 손아섭(26)은 시원시원한 남자다. 때론 그러한 성격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하기도 하지만 야구를 좋아하는 모든 이들에게 그는 화끈한 부산사나이로 인정을 받는다. 성적마저 좋으니 주가는 치솟게 마련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연봉이 많이 올랐는데 한 달에 얼마나 받느냐?”고. 손아섭은 싱긋 웃으면서 “아직 통장에 안 찍혀서 모르겠다. 찍혀봐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바로 맞받아쳤다.
겨우내 손아섭은 리그 정상급 선수로 거듭났다. 지난 시즌 128경기 풀타임 출전해 타율 3할4푼5리(498타수 172안타) 11홈런 69타점 36도루를 기록해 연봉이 2억1000만원에서 무려 4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FA를 제외한 팀내 최고 연봉자로 우뚝 선 손아섭은 몸값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낸 셈이다.
당연히 4억 연봉자의 한 달 봉급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민감한 부분이고, 선수로서도 대답하기 껄끄러운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손아섭은 껄껄 웃으며 망설임없이 대답해줬다. 손아섭은 “작년에는 세금 등 이것저것 빼고 한 1900만원 좀 넘게 찍히더라”며 “(누진세 등이 있는지 등) 자세한 상황은 모르겠지만, 4억이라면 (월)3800만원은 넘지 않겠느냐”고 활짝 웃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연봉을 대개 소득세, 주민세 등을 포함한 3.3%의 세금을 제외하고, 비활동기간인 12월과 1월을 제외하고 10개월로 나눠받는다. 롯데의 월급날은 매월 25일. 구단 주거래은행은 부산은행이지만 선수들은 개인이 원하는 통장으로 연봉을 입금받을 수 있다. 롯데의 경우, 3.3%의 세금 외에 선수단 규약에 따른 상조회비와 이런저런 비용을 제외한 금액을 매월 25일에 선수들의 급여통장에 입금한다. 결국 ‘4억 선수’가 된 손아섭의 첫 월급날이 2월25일인 셈이다.
손아섭은 “세금으로 얼마나 나가는 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손가락을 접으면서 항목을 되뇌었다. 그리곤 “정확한 금액은 25일날 되면 알 수 있겠다”고 싱긋 웃었다. 드디어 25일이 됐고, 손아섭이 분명 계좌조회를 해보곤 주먹을 불끈 거머쥐는 모습이 그려진다.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