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까지 국내무대에서 뛰다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올 시즌 미국에 진출한 김세영은 첫 해부터 성공스토리를 써내려 갔다. 데뷔 후 두 번째 대회였던 퓨어 실크 바하마에서 첫승을 거뒀고, 4월 롯데 챔피언십에서 2승째를 챙겼다. 지난주에는 블루베이 LPGA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3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 LPGA투어에서 3승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세계랭킹 1, 2위인 리디아 고(18·5승)와 박인비(27·4승) 뿐이다. 특별한 기록도 숨어있다. 2번째 대회만에 첫 우승을 기록한 것은 역대 두 번째로 빠른 데뷔 우승이었다. 1951년의 베벌리 한슨(미국)이 유일하게 데뷔전(이스턴 오픈)에서 우승했고, 이후 캐리 웹(호주)이 데뷔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다. 김세영은 지난 1998년 박세리(4승), 지난해 리디아 고(3승)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데뷔 시즌에 3승 이상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김세영이 올 시즌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이유는 또 있다. 김세영은 우승할때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극적인 승부를 펼치며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첫 우승이었던 퓨어 실크 바하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거머쥐었고, 롯데 챔피언십에서는 박인비를 상대로 마지막 홀의 칩샷과 연장전에서 샷 이글 등 두 번의 기적같은 샷으로 역시 연장 우승을 차지했다. 롯데 챔피언십 연장 승부에서 김세영이 기록한 154야드(약 141m)짜리 샷 이글은 이날 ESPN '스포츠센터'의 플레이 오브 더 데이 1위로 꼽혔다. 또 블루베이 LPGA에서는 마지막 한 홀을 남기고 4명이 공동 1위를 달리던 상황에서 혼자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또 한 번 명승부를 연출했다.
사실 올 시즌 김세영은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던 신인이다. 지난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자 김효주,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자 백규정(이상 20), 2013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다승-상금-대상을 독식한 장하나(24) 등이 신인왕 후보로 꼽는 전문가들이 더 많았다. 하지만 김세영은 시즌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김세영은 올 시즌 39위로 시작했던 세계랭킹을 7위까지 끌어올렸고, 강한 임팩트로 3승을 달성하면서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사진 : LPGA 공식 홈페이지
사진 : LPGA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