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CONOMY 김대진 편집국장] 클럽하우스는 골프장의 얼굴이다. 골퍼들이 골프장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곳도 클럽하우스고 마지막으로 떠나는 곳도 클럽하우스다.
예전엔 클럽하우스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최근엔 달라졌다. 골프장 수가 늘어나면서 색다른 클럽하우스들이 속속 등장해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이다.
클럽하우스는 골퍼들이 라운드를 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식사를 하고 샤워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면 먼저 프론트에서 접수를 하고 로커룸에서 옷을 갈아 입는다. 또 필요하면 식당에서 식사도 한다. 라운드가 끝나면 샤워를 하거나 옷을 갈아 입고 귀가할 채비를 하는 곳이 바로 클럽하우스다.
클럽하우스엔 이 외에도 라운드를 할 때 필요한 골프용품이나 선물 등을 파는 프로숍도 있고
단체 내장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단체룸과 골프장 사무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 주방, 캐디대기실, 카트보관실 등 여러 공간이 있다.
클럽하우스는 기능은 거의 같지만 그 규모나 생김새가 각양각색이다. 최근에 지어진 클럽하우스 중에는 소유 기업의 이미지를 상징하거나 골프장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도 많다.
때문에 클럽하우스 건축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른 골프장과 차별화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일반적으로 코스는 차별화가 쉽지 않은 반면 클럽하우스는 상대적으로 차별화가 쉽기 때문이다.
국내 클럽하우스 중 특별하거나 이색적인 클럽하우스를 사진으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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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레이크힐스용인 컨트리클럽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창리 453-3
레이크힐스 용인컨트리클럽 클럽하우스는 호텔 및 클럽하우스 설계 권위자이자 포스트모던 건축을 이끌어 온 미국의 마이클 그레이브스가 설계했다. 1998년 문을 연 이 건물은 담쟁이가 외벽을 뒤덮을 듯 둘러싸지만 발랄하고 산뜻하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당시로선 꽤 큰 규모였다. 유럽의 성처럼 만드는 국내 클럽하우스의 시초로 명성에 걸맞는 그만의 특별한 느낌과 품격이 갖추어져 있다. 클럽하우스에 들어서면 스위스의 한 산장에 들어와 있는 것과 같은 안락함과 함께 이국의 정취를 흠뻑 맛보게 한다. 높이 솟아있는 클럽 하우스의 외관은 국내 골프장 중에서도 손꼽을만큼 예술미를 자랑하고 있다. 내부 소재는 오크 무늬목이다. 높은 돔형 천장을 8개의 오크 무늬목 기둥이 지지하고 6개의 커다란 창에서 그린이 내다보인다.
레이크힐스 용인CC는 80만 평의 부지에 총 27홀(사파이어코스 9홀, 루비코스 9홀, 다이아몬드코스 9홀)로 돼 있다. 코스 설계는 미국의 Inter Golf Design INC.와 Frank O'dowd(프랭크 오다우드)가 맡았다. 18홀 기준, 7400야드에 달하는 코스에는 600야드가 넘는 홀이 4개나 돼 국제적 규모의 골프장으로 손색이 없다.
4.핀크스 골프클럽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863
핀크스 골프클럽의 클럽하우스는 이타미 준(1937~2011)의 작품이다. 그는 재일 한국인 건축가로 한국 이름은 유동룡이다. 이타미 준은 그의 필명이다.
재일교포로서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경계인의 삶을 살았던 그는 몸을 일본에 두면서도 한국을 그리워 하며 살았다. 그는 말년에 제주도를 제2의 고향이라고 할 만큼 제주도에 많은 작품을 남겼다. 핀크스 골프클럽 클럽하우스와 포도호텔, 방주교회 등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클럽하우스를 멀리서 보면 한라산이 있고 그 밑으로 산등성이 층을 이루면서 내려오고, 그 가운데 클럽하우스가 가로로 놓인다. 코스로 나가려면 널찍한 조선마루를 지나야 하며 그 밑으로 개울이 굽이굽이 18번 홀 그린 앞으로 흘러간다. 외형적으로 아담하고 기능적으로 실용적인 게 핀크스 클럽하우스의 특징이다. 외부에서 진입할 때는 단층 건물이지만 코스에서 올려보면 2층이다. 지붕 가운데가 비대칭으로 솟은 것도 자연 채광을 최대한 끌어오는 동시에 로비의 기능을 부여하는 요소다. 예술성이 두드러진 외형이지만 건축 소재를 비싼 제품으로 치장하지도 않았다. 외부는 동판, 붉은 대리석, 알루미늄 캐스트, 한국산 흙벽돌 등으로 꾸몄다. 우아하되 사치스럽지 않고, 소박하되 초라하지 않다. 아담한 절제미(美)를 가졌다. 이타미 준은 또한 클럽하우스 지근 거리에 포도호텔까지 지어 숙박형 골퍼를 배려했다.
포도호텔은 제주의 오름과 초가집서 영감을 얻은 건축물로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한 송이의 포도와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제주의 자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객실이 매력적인 부티크 호텔로 이타미 준의 건축 철학이 녹아든 공간이다. 제주도가 선정한 아름다운 7대 건축물로 선정된 바 있다.
라틴어로 ‘그림을 그리다. 작품을 완성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핀크스(PINX)는 ‘신이 만든 천혜의 자연에 최고의 설계자가 서명한 명작’이라는 의미가 담긴 명품 골프장이다.
전 세계 170여 곳의 골프코스를 설계한 세계적인 디자이너 테오도르 G. 로빈슨의 생애 마지막 작품으로 재미와 도전 의욕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최상의 코스 레이아웃으로 유명하다.
5.아난티클럽 서울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유명로 1007-90
아난티클럽 서울은 골프장 클럽하우스 개념을 완전히 파괴했다. 처음 와본 사람들은 낯선 외형에 깜짝 놀라게 된다. 클럽하우스 입구에 들어서면 마치 해리슨 포드가 주연한 영화에서 나올 법한 고대 무덤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 무덤엔 엄청난 유물이 묻혀 있고...입구 정면엔 여러 개 횃불이 타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장치가 돼 있다. 그 곳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참 아래로 내려가야 프론트가 나온다. 외관은 유선형으로 만들어져 마치 우주선 같은 모양이지만 실제로 클럽하우스는 지하에 숨겨져 있다. 클럽하우스 전체 면적의 92%가 지하에 묻혀 있다. 건물이 지하에 위치하면서 지열 에너지를 이용해 냉난방을 하는 등 에너지 효율성이 대폭 높아졌다.
클럽하우스는 지상에서 6m 아래 숲 속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입구에서는 클럽하우스임을 상징하는 캐노피(덮개)만 보이게 했다. 라커룸을 개별룸 형태로 만들어 최대한 프라이버시를 보장한다. 부산 출신의 유명 건축가 민성진 씨가 설계했다.
아난티클럽 서울의 테마는 ‘숲’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러시아산 백자작나무 1만그루를 비롯해 잣나무 느티나무 등을 심어 마치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이 골프장은 지난 2008년에 리츠칼튼CC를 인수해 2년에 걸쳐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쳐 2010년에 새롭게 탄생했다. 유명산 자락 총 198만3471㎡(60만평) 부지에 27홀이 들어서 있다. 3개 코스는 각각 잣나무(넛파인), 자작나무(버치), 느티나무(젤코바)로 불린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