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한지은 기자 | 공무원 박 모씨(39세, 여)는 몇 달 전부터 식사만 하고 나면 어지럽고 핑 도는 증상으로 업무까지 힘들 정도다. 병원에서 머리 MRI 검사, 이비인후과 검사, 혈액검사 등 각종 검사를 받았으나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스트레스 때문이라며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았다. 약을 복용해보아도 졸리기만 할 뿐 증상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답답해하던 박씨는 지인 소개로 한의원을 찾았고, 담적병으로 진단받았다.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서 어지러움증은 거의 없어졌고 소화가 잘되어 모처럼 입맛도 당긴다.
각종 의학적인 검사에도 특별한 질환적 소견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소화불량과 함께 찾아온 어지럼증이나 두통 등은 주로 담적병이 원인일 수 있다고 한다.
‘담적(痰積)’이란 한의학에서 위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노폐물로 인해 발생한 독소가 위장 점막과 외벽 사이에 쌓여 굳어진 것을 일컫는 말로, 이 ‘담적’이 유발하는 각종 증상을 담적병(痰積病, 담적증)이라고 한다.
담적병은 위장 외벽으로부터 나타나는 기능적인 문제로 초음파, 내시경 등 각종 검사에도 발견되지 않은 것이 보통이다.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 불규칙적인 식사, 과식이나 폭식 등 잘못된 식습관과 과도한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광범위한 증상 때문에 현대한의학에서는 ‘담적증후군’이라고 불리는 담적병은 일차적으로 잦은 체기,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옆구리통증, 목이물감, 복통, 설사, 변비 등의 소화기 증세를 유발하고, 이차적으로는 담적 독소가 혈관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게 되면 어지럼증, 두통, 어깨결림, 만성피로 증상, 수족냉증, 이명, 우울증, 불면증, 여성의 경우 생리통, 생리불순, 조기폐경 등의 전신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담적병(담적증후군)이 의심된다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평소 소화불량과 더불어 어지럼증 증상이 지속된다면 자가진단을 통해 담적병 증상을 확인해볼 수 있다.
자가진단으로 알아보는 담적병 증상으로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것이 만져진다거나 속이 자주 메슥거리고 울렁거리는 경우, 명치통증이나 명치아래 통증 등이 있다. 또한 두통이 잦거나 어지러움증을 자주 느끼고 불면증 증상이 나타난다. 이외에도 순환계 증상이나 비뇨생식기계 적 증상도 함께 동반되기도 한다.
담적병(담적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위장과 전신에에 쌓인 담적을 제거해주고 담적이 생성되지 않는 체내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경락기능검사, 복진, 설진, 맥진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담적병 유부와 개인 체질을 판별하여 여기에 따라 한약을 처방한다. 또한 약침과 침, 온열치료 등이 병행되면서 위장과 전신의 기혈순환을 촉진시키면서 담적병(담적증)의 원인을 제거하고 인체의 저항력을 키우게 된다.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은 “담적병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과식과 폭식하지 않고 규칙적으로 식사하기, 절주하고 야식먹지 않기,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하기, 건전한 취미생활로 스트레스는 그때 그때 풀기와 같은 평소 생활습관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