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대한민국은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 12.3 비상계엄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라 더 그렇다.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대참사로 179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됐다. 이 사고는 애경그룹의 경영 행태에 대한 심각한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기업의 안전 관리 소홀과 단기적 수익 추구가 가져온 비극적 결과로 해석되고 있으며, 한국 사회 전반에 걸친 안전 의식의 재정립을 요구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2005년 제주항공을 설립하며 항공 산업에 진출했다. 제주항공은 출범 초기부터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지만, 그 과정에서 안전 관리가 도외시되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2006년 국내선 취항을 시작한 이후, 제주항공은 2009년 국제선 시장에 진출하며 급속히 외연을 확장했지만, 만성적인 적자와 경영난에 시달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애경그룹은 항공사를 살리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면세점 사업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제주항공은 이후 성장에 집중하며 급속도로 규모를 키웠다. 2015년에는 국내 LCC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며 LCC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와 함께 안전 관리에 대한 소홀함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된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 안전 관리보다 매출 증대에 집중한 결과, 기체 노후화와 안전 사고가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제주항공은 설립 이후 여러 차례의 안전 사고를 경험했다. 2007년 김해공항에서의 활주로 이탈 사고, 2013년 김포공항에서의 유사 사고, 그리고 2019년에는 기체 소프트웨어 문제로 급히 회항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러한 사고들은 제주항공의 안전 관리 체계가 미흡하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2021년에는 국토교통부의 종합 안전도 조사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최근의 참사는 제주항공이 과거의 안전 문제를 제대로 개선하지 못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사고 발생 직전의 평균 가동 시간이 업계 평균을 초과하며 기체의 노후화가 가속화되고 있었다는 점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부각시킨다. 애경그룹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안전 관리보다 운영의 효율성을 중시한 결과, 결국 대규모 인명 피해라는 참사를 초래한 것이다.
사고 발생 이후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은 유가족과 국민에게 사죄하며 사고 수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의 사과는 사고 발생 11시간 후에 이루어져 늦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이는 기업의 최고 경영자가 비극적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명확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지며,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사과문을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전달하는 방식은 기업의 책임감 있는 자세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을 받았다.
장 회장의 아들인 채형석 총괄부회장은 사고 현장을 방문해 유족들에게 사죄하며 지원을 약속했지만, 이는 기업의 전반적인 대응이 아닌 개별 경영자의 사과로 비춰질 위험이 있다. 과거 애경그룹의 경영진이 불법적인 경영 행태로 사회적 비난을 받은 사례가 있어, 현재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 저하가 우려된다.
이번 참사는 단순한 항공사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애경그룹은 과거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같은 심각한 사건에서도 비판을 받아왔으며, 이번 사고는 한국 사회의 안전 의식과 기업 윤리에 대한 큰 질문을 던지고 있다. 국민들은 애경그룹의 경영 방침이 안전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흘러왔음을 인식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 사회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겨야 한다. 기업은 단기적인 이익 추구를 넘어, 장기적으로 고객과 사회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통해 비극적인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책임을 느끼고 행동해야 할 때이다.
제주항공 참사는 기업의 경영 방침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심각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건이다. 애경그룹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 관리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변화를 요구받고 있으며, 한국 사회는 이러한 아픔을 통해 더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아래, 기업과 사회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결국, 이번 참사는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건이 되며, 안전과 책임을 다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더 이상 이러한 비극적인 사고가 재발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