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오명숙 기자 | 순천 조곡동이 교실로 들어왔다. 마을의 역사, 자연, 그리고 현재를 가득 담은 ‘조곡동 마을교과서’가 지난 12월 10일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순천에서 처음 시도된 마을교과서는 단순한 교재를 넘어, 마을과 학교를 잇는 징검다리다.
조곡동은 이제 단순히 지도가 아니라 교과서의 한 페이지가 됐다. ‘조곡동 마을교과서’는 마을 곳곳을 탐험하며 배울 수 있도록 7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우리 마을 조곡동은 마을의 매력을 한눈에 보여준다. 동천생태는 살아 숨 쉬는 자연의 보물창고다. 죽도봉 역사문화에서는 조곡동의 역사를 품은 죽도봉 이야기를 다룬다. 철도도시 순천은 철도와 함께 걸어온 순천의 발자취를 담았다. 여순10.19는 지역의 아픈 과거와 이를 기억하는 노력을 기록했고, 역세권은 변화하고 성장하는 마을의 현재를 보여준다. 중학교 연계 사례는 마을과 학교가 함께 만들어가는 배움의 과정을 소개한다.
“죽도봉에 올라가면 순천이 한눈에 보이는데, 이제는 그 풍경이 책 속에서도 펼쳐진다”는 한 교사의 말처럼, 조곡동은 단순한 마을을 넘어 배움의 터전으로 자리 잡았다.
이 교과서가 나오기까지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2018년부터 조곡마을교육자치회와 순천의 여러 학교가 손을 맞잡고 꾸준히 협력하며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특히 2023년부터는 주민참여예산으로 조곡동 마을교육이 더욱 활성화됐다. 올해 발간된 교과서도 주민들의 예산과 노력이 더해진 결실이다.
김학중 조곡마을교육자치회 대표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하며, 이 교과서가 아이들이 마을을 배우고 사랑하는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년에는 교과서의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활동 워크북도 제작될 예정이다. “아이들이 마을 곳곳을 탐험하며 살아있는 배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순천 조곡동 마을교과서는 단순히 한 권의 책이 아니라, 마을과 학교가 함께 써 내려간 새로운 이야기다. 조곡동을 배우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이 다시 만들어갈 순천의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