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깊은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을 위한 자원봉사자들의 나눔 활동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고 현장 수습과 유가족 지원, 교통 안내 및 ‘사랑의 밥차’ 운영을 통한 식사와 물품 지원, 그리고 재난 심리 치료 등 다양한 형태의 자원봉사 활동에 총 5천509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목포에 거주하는 한 청각장애인 부부는 사고 당일부터 매일같이 무안공항 현장에서 300인분의 커피, 유자차, 생강차를 준비하여 무료 나눔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부부는 메뉴판 옆에 “저희는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손짓으로 말씀해 주세요”라는 안내문을 적어 놓으며, 그들의 작은 손짓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또한, 경기 수원에서 30년 동안 그림책을 통해 죽음에 대한 교육을 해온 임경희 작가는 작가협회 ‘그·데·함’ 회원들과 함께 600장의 손수건에 편지를 적어 유가족에게 나눠주었다. 임 작가는 "뉴스를 통해 제주공항 참사를 접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아픈 기억이 쉽게 잊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봉사 현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미국 시애틀에서 20년 이상 거주한 40대의 조 모 씨는 자신이 경험한 미군 경력과 경비행기 교관 경력을 떠올리며 고국으로 돌아와 무안공항에서 후원 물품 이송과 환경정화 활동에 참여했다. 그는 자원봉사센터의 연락처 요청을 받았지만, 조용히 봉사하고 싶다며 이를 정중히 사양했다.
이 외에도 제주 서귀포의 영농조합법인에서는 감귤 156박스를 후원했고, 광명의 한 베이커리에서는 냉동빵 79박스를, 서울시한의사회와 서울시청에서는 한의약품 1만 2천 명분을 후원하는 등 지역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불의의 사고로 큰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보면서, 봉사 활동이 단순한 선행을 넘어서 사회의 중요한 가치임을 새삼 느꼈다”며 “유가족들의 상처가 깊고 크기 때문에, 향후 트라우마 상담 연계 등 세심한 지원을 통해 하루빨리 안정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라남도는 사고 발생 직후인 12월 29일, 도청 누리집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자원봉사 및 후원물품 문의처 안내’ 팝업창을 게시해 국민들의 자원봉사 참여와 후원 물품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