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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이주의 역사, 타이포로 새긴 희망의 메시지' 광주 고려인마을의 상징

- 광주 고려인마을의 타이포 조형물, 고난과 인내를 넘어선 민족의 자긍심을 시각화하다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광주 고려인마을의 홍범도공원 끝자락,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타이포 조형물이 있다. 이 조형물은 단순한 예술작품을 넘어, 고려인의 고난과 인내, 희망을 상징하는 기념물로서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며, 그들의 역사를 후세에 전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37년, 소련 정부의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 정책에 의해 수많은 고려인들이 고향인 연해주를 떠나 중앙아시아의 척박한 땅으로 강제 이주되었다. 이들은 카자흐스탄 우슈토베를 시작으로, 황무지와 같은 환경 속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갔다. 극한의 기후와 토지에서도 벼농사를 시작하며, 가축을 기르고 자신들만의 생활 기반을 다졌다.

 

이 강제 이주는 단순히 민족의 고난에 그치지 않고, 독립운동의 역사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연해주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하던 독립운동가들 역시 강제 이주를 당했고, 이들은 고려인들과 함께 중앙아시아로 떠나야 했다. 그들은 새로운 환경에서도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자녀들에게 교육하며, 한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을 계승해 나갔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고려인들은 중앙아시아 곳곳에서 농업, 교육,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으며, 현지인들로부터도 존경받는 존재로 자리잡았다. 소련의 해체 이후, 경제적 어려움과 민족 차별을 피해 다시 한 번 유랑의 길을 떠난 고려인들은, 국내로 이주해 전국 각지에 뿔뿔이 흩어졌고, 그 중 광주에 정착한 고려인들은 공동체를 형성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

 

광주 고려인마을은 단순히 거주지로서의 역할을 넘어서,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심에 자리한 타이포 조형물은 바로 그 역사와 문화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타이포 조형물은 고려인의 고난과 극복, 희망을 상징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광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그들의 강인한 생명력과 자긍심을 깊이 느끼게 한다.

 

광주 고려인마을의 타이포 조형물은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다. 그것은 고난 속에서도 끊임없이 희망을 품고, 민족의 자긍심을 지켜온 고려인의 역사를 상징하는 중요한 기념물로서, 그 의미가 더욱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