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열린 3·1운동 106주년 기념식과 연해주 고려인 만세운동 102주년 재연 행사가 2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행사에는 광산구 월곡2동 선주민, 광주시민, 대성여고 학생, 고려인마을 주민 등 600여 명이 참여하여, 100여 년 전 고려인 동포들이 고국의 독립을 염원하며 일으켰던 만세운동의 정신을 되새겼다.
고려인마을의 역사마을 1번지인 광주고려인마을에서는 이날 오전, 연해주 고려인 만세운동 재연 행사와 함께 홍범도공원에서 3·1운동 106주년 기념식 및 연해주 고려인 만세 운동 102주년 기념식이 진행되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을 비롯한 지역 내외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은 '빼앗긴 조국, 그날의 함성'을 주제로 열렸다.
행사는 월곡고려인문화관에서 출발한 만세 운동 재연 거리 행진을 시작으로, 홍범도공원에서의 기념공연과 국민의례, 독립선언서 낭독, 기념사 등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대한민국 만세! 우라 코레아!"를 외치며 100여 년 전 선조들의 항일운동 정신을 되새기고, 그들의 독립운동에 대한 열망을 이어갔다.
특히, 고려인마을에서 재연된 만세 운동은 해외에서 펼쳐졌던 고려인 동포들의 항일운동을 기리고, 그 뜻을 되새기는 의미가 컸다. 1919년 3월 17일,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신한촌에서 펼쳐진 최초의 만세 운동은 3·1운동의 영향을 받아 독립을 염원하던 고려인 동포들이 거리로 나서 대한독립을 외쳤던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하지만 일본군의 강력한 탄압은 독립운동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고, 1920년 4월 3일 일본군은 신한촌을 습격하여 한인 지도자 300여 명을 학살하고, 동포들을 한글학교에 가두고 불을 지르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후 신한촌에서는 3·1운동을 기리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1922년 독립군과 러시아 혁명군의 협력으로 다시 만세 운동이 기념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대한민국으로 입국한 고려인 동포들도 참여하여 행사에 더욱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 우크라이나에서 피난 온 덴밀라(63) 씨는 "어머니께서 들려주시던 대한민국의 독립운동 이야기가 떠오른다. 고려인으로서, 같은 조상을 둔 한민족으로서 이 역사를 잊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매년 열리는 만세운동 재연행사는 과거 조국 독립을 위해 희생한 고려인 선조들의 잊혀진 역사를 복원하고, 그 후손들이 자랑스러운 한민족의 후손으로서 정체성을 이어가는 뜻깊은 행사로, 국내외 고려인 사회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