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3.1℃
  • 구름조금강릉 21.2℃
  • 구름많음서울 23.5℃
  • 맑음대전 26.1℃
  • 맑음대구 29.3℃
  • 맑음울산 25.7℃
  • 맑음광주 25.2℃
  • 맑음부산 20.8℃
  • 맑음고창 24.0℃
  • 맑음제주 26.7℃
  • 구름조금강화 18.1℃
  • 맑음보은 26.0℃
  • 맑음금산 26.1℃
  • 맑음강진군 21.2℃
  • 맑음경주시 29.6℃
  • 맑음거제 18.5℃
기상청 제공

1만원에 나만의 웨딩마치? 광주시청 야외웨딩 예약 몰린다

- 빛의 정원서 하루 한 쌍만…MZ세대 감성 저격한 ‘공공예식장’ 인기
- 식장 대관료 부담 ‘제로’…가성비·개성 다 잡은 결혼식 공간
- 꽃장식·음식까지 직접 꾸미는 나만의 웨딩…예약만 9쌍 몰렸다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웨딩홀 대신 시청을 고른 예비부부들이 있다. 플로리스트 대신 손수 꾸민 꽃장식, 하루 한 팀만 허락된 결혼식 시간, 그리고… 단돈 1만원. 이 모든 조건이 만들어낸 공간이 바로 광주시청 ‘빛의 정원’이다.

 

광주광역시는 올해 ‘빛의 정원’ 야외웨딩 예약이 총 9건 접수됐다고 8일 밝혔다. 4월 2쌍, 5월 2쌍, 그리고 9월엔 5쌍이 예식을 올릴 예정이다. 오는 12일, 첫 1호 커플이 이 정원에서 웨딩마치를 울린다.

 

이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남들과 다른 결혼식을 하고 싶다”, “가격도 중요하지만 분위기도 포기 못한다”, “가족, 지인 중심의 작고 따뜻한 예식이면 충분하다.”


그동안 결혼 준비가 예비부부에게 주는 압박은 심각했다. 예식장 예약부터 식사, 꽃장식, 드레스, 주차… 하나하나가 부담이다. 그런데 이 모든 걸 ‘내 식대로’ 바꿔낼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이곳이다.

 

빛의 정원은 광주시청 야외광장에 마련된 공공예식장으로, 예비부부나 양가 부모 중 1인이 광주에 거주하거나 생활권이면 이용 가능하다. 하루 한 팀, 주말과 공휴일 낮 시간에만 예식을 열 수 있다.

 

비용도 심플하다. 야외광장은 하루 1만원, 실내 공간은 시간당 1만원. 냉난방비는 별도지만, 그 외엔 전부 ‘직접 준비’다. 꽃장식, 테이블, 의자, 식사까지도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다. 시청 구내식당에서 국수를 1인당 5천원에 제공받을 수도 있고, 케이터링도 반입 가능하다.

 

1호 커플은 “예식장 비용만 1,100만원 정도 줄였다”며 “결혼식이 이렇게 소박하고 의미 있게 가능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빛의 정원’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결혼이라는 인생의 순간을 자신답게 기록할 수 있는 캔버스였다.

 

광주시는 이번 첫 예식을 기념해 예비부부 대상 웨딩 상담도 함께 진행한다. 8일부터 10일까지 사전 신청을 받으며, 야외웨딩 전문업체와 함께 실질적인 상담도 제공할 예정이다.

 

황인채 총무과장은 “과도한 예식 비용 대신, 마음에 남는 결혼식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공간이 답이 될 수 있다”며 “빛의 정원은 단순한 예식장이 아니라 시민에게 열린 공공문화 공간”이라고 말했다.

 

예식의 ‘정석’을 바꾼 시도. MZ세대는 이제 결혼식에서도 '내가 주인공'이라는 말을 진짜로 만들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