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한정완 기자 | 광주 동구의 예술의 거리 한복판, 미로처럼 복잡한 삶과 도시, 그리고 사람 사이를 잇겠다는 뜻을 품은 '미로센터'가 또 다른 전환점을 맞았다. 2019년 문을 연 이곳은 어느새 개관 6년 차. 단순한 문화복합공간에서 나아가 ‘공존’을 키워드로 지역과 예술, 그리고 기술을 아우르는 실험에 나선다.
그 중심에는 ‘연결’이라는 단어가 있다. 사람과 사람, 예술과 사회, 기술과 감성, 과거와 미래를 어떻게 이어낼 수 있을까. 미로센터는 이제 그 질문을 예술로 던지고, 기술로 답을 구하는 새로운 방식의 플랫폼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단연 디지털 예술 실험이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스마트빌리지 보급 및 확산 사업’에 선정된 ‘미로 메타아트 오픈랩’ 프로젝트가 4월 본격적으로 문을 열었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에 기술을 더해 시민 누구나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드는 시도다. 예를 들어 AI 전시 안내 로봇은 관람객과의 대화를 통해 작품을 해석하고, 태양광 등 자연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조형물은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또한 동구의 역사적 맥락을 디지털 콘텐츠로 재구성하고, VR 기반 메타버스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된다. 디지털 아트 공모전도 진행되며, 미로센터는 기술 친화형 예술 실험의 무대로 도약하고 있다.
미로센터가 실험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공감’이다. 단순히 예술을 전시하거나 체험하는 공간이 아니라, 예술을 통해 사회를 이야기하고 시민과 함께 감정을 공유하는 문화의 장으로 기능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진행되는 주요 프로젝트는 환경·기후위기에 대한 예술 교육 콘텐츠, 세대 간 소통을 유도하는 커뮤니티 아트, 도심 속 공공예술을 활용한 지역 정체성 회복, 정신 건강 치유 프로그램 등이다.
예술은 더 이상 관람객의 박수만 받는 것이 아니라, 지역 문제에 참여하고 함께 해석하는 감정의 언어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예술가와 시민이 동등한 위치에서 사회적 감수성을 나누는 이 과정은 지역문화가 다시 살아 숨 쉬는 원동력이 된다.
미로센터는 예술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공존의 플랫폼’으로서의 기능도 강화한다.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창작 기획 교육, 지역 단체와의 협업, 거버넌스 기반 예술 실험까지 창작자와 시민이 함께하는 구조를 설계 중이다.
예술인 레지던시 ‘미로 예술인 레지던시’, 아동·어르신 대상의 문화예술학교 ‘미로 아트 스쿨’, 공연예술 활성화를 위한 ‘미로 공연예술 사업’도 연중 이어진다. 모두 시민의 삶과 예술이 맞닿는 지점에서 이뤄지는 실험들이다.
임택 동구청장은 “예술을 통해 공감하고 변화의 씨앗을 심는 것, 그것이 바로 미로센터의 존재 이유다”면서 “앞으로도 지역과 예술, 공동체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로센터 프로젝트들은 4월부터 순차적으로 기획·운영될 예정이며 관련 소식은 미로센터 공식 누리집과 SNS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