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파크골프는 골프에 비해 장비가 단출하다. 드라이브 샷에서 퍼팅까지 클럽 하나로 모든 코스를 즐긴다. 그만큼 파크골프채 선택이 플레이 스타일과 스코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파크골프채의 종류는 우드헤드와 메탈헤드로 나뉜다. 우드헤드가 대세임은 분명하지만, 최근 메탈헤드 제품이 출시되면서 동호인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면서도 비거리가 좋고 내구성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우드헤드와 메탈헤드 파크골프채의 이모저모를 비교해 살펴보고, 향후 시장을 전망해보자.
파크골프채의 우드헤드와 메탈헤드 비교는 야구 배트 사례로 풀어보면 이해가 쉽다. 야구 배트는 나무에서 알루미늄으로 바뀌었다가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아마는 알루미늄, 프로는 나무 배트를 쓰고 있다. 투타의 균형을 맞춰 경기의 재미를 더하기 위함이다. 아무래도 아마추어는 투수가, 프로는 타자가 강하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기는 8 대 7 케네디스코어인데, 야구의 모든 경기 규칙과 장비는 이를 위한 필요조건이다. 한 가지 더, 타구음이 나무 배트는 둔탁한 ‘퍽’, 알루미늄 배트는 가벼운 ‘탕’ 소리에 가깝다.
골프 클럽도 처음에는 나무 소재로 제작하다 점차 비거리가 뛰어난 메탈로 바뀌었다. 초창기에는 주로 히코리(Hickory)나 퍼시몬(Persimmon) 같은 단단한 나무를 사용했다. 메탈헤드가 처음 등장한 건 1979년 테일러메이드가 세계 최초의 스테인레스 스틸 드라이버를 출시하면서부터다. 이후 1980년대 후반 캘러웨이의 빅 버사(Big Bertha) 시리즈가 출시되어 대형 메탈헤드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때부터 프로는 물론 아마 선수까지 메탈헤드 드라이버를 선호하게 됐고, 우드헤드는 점차 자취를 감췄다. 요즘은 티타늄, 카본 복합 소재까지 등장했다.
파크골프채는 초창기 완전한 목재에서, 목재와 합성수지, 카본, 압축우드로 구성된 복합소재 우드헤드로 변화했다. 복합소재가 습기에 강하고, 제작단가가 낮으며,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메탈헤드 클럽은 2010년 후반에 선보였고, 최근 본격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소재는 스테인레스 스틸과 알루미늄 합금, 티타늄 또는 복합 메탈 등이 주로 쓰인다. 여전히 우드헤드 소재가 대부분이지만, 최근에 메탈헤드를 사용하는 동호인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파크골프 용구 업계에서는 시간의 문제지 언젠가는 메탈헤드가 시장을 장악할 거란 전망과 파크골프는 비거리가 결정적인 승부 요인이 아니어서 우드헤드가 대세를 유지할 거란 의견으로 나뉜다.
파크골프채의 기본 구조
파크골프채도 골프클럽과 유사하게 헤드(Head), 샤프트(Shaft), 그립(Grip)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헤드는 공과 직접 접촉하는 부분으로, 파크골프채의 성능과 타구감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샤프트는 클럽의 몸통에 해당하며, 재질과 강성에 따라 스윙의 안정성과 거리 조절에 영향을 준다. 그립은 손과 접촉하는 부위로 미끄럼 방지와 안정적인 스윙을 돕는다. 플레이에 가장 중요한 헤드는 공을 직접 맞히는 페이스(Face), 헤드 바닥면으로 지면과 닿는 부분인 솔(Sole), 페이스에 새겨진 홈으로 방향 조절에 영향을 주는 그루브(Groove)로 구성된다. 이제 우드클럽과 메탈클럽의 장단점을 따져보자.
우드헤드 파크골프채
장점 - 클래식 감성에 정교한 플레이
우드헤드 클럽은 무엇보다 클랙식 감성의 전통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고급 목재를 사용하면 한결 고풍스러운 맛이 난다. 부드러운 타구감도 장점이다. 손에 전해지는 충격이 작고 ‘손맛’이 좋다는 평가다. 정교한 컨트롤로 방향성 위주의 플레이에 유리하다. 타구음이 부드러운 ‘퍽’, ‘툭’ 소리가 나며 듣기에 부담이 없다. 소재는 단풍나무, 편백 등 천연목이다.
단점 – 가격 비싸고 반발력과 내구성 약해
일반적으로 메탈클럽 제품에 비해 값이 비싸다. 반발력이 낮아 메탈헤드보다 비거리에서 다소 손해를 보기 쉽다. 내구성이 낮고, 습기나 충격에 취약하고, 장기 사용하면 쉬 균열이 온다. 외부 충격에도 민감해 코팅 유지, 습기 조절 등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천연목이라 나무 개체 차이에 따른 무게 오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메탈헤드 파크골프채
장점 – 강하게 멀리 곧게 나가고 오래 사용
메탈헤드 파크골프채로 치면 일단 우드헤드와 비교해 멀리 나간다. 공이 곧게 뻗는 직진성도 좋다. 내구성도 우수해 외부 충격이나 습기에 강하고, 장기간 사용해도 뒤틀림이나 파손이 거의 없다. 성능과 기능, 외관이 오래 유지된다. 금속 소재라 제조 공정이 정밀해 무게감도 일관됐다. 디자인은 현대적이고 스포티한 게 특징이다.
단점 – 거슬리는 타구음에 컨트롤 어려워
사용자 다수가 첫 번째로 꼽는 단점은 타구음이다. 금속성의 ‘탕’, ‘팡’, ‘땡’ 소리가 나 라운드 동반자들에게 거슬린다는 평도 듣는다. 그만큼 손에 충격이 직접적으로 느껴져 부담감도 있다. 타구 방향과 힘의 컨트롤이 어려워 초보자에겐 제어가 어려울 수 있다. 고급 금속 소재를 쓰면 가격이 크게 올라가기도 한다.
우드헤드와 메탈헤드의 장단점은 동호인들의 사용 평가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우드헤드 사용자들은 “나무 소재라서 그런지 손맛이 부드럽고 정교하게 맞힐 수 있어요. 감성적인 타구음도 맘에 들고, 특히 숏게임에서 컨트롤이 좋아 초보자에게 적합해요. 헤드가 쉬 뒤틀리고 습기에 약해 비 오는 날이나 장마철에는 관리하기가 까다로운 건 단점이죠.”라고 말했다. 메탈헤드 사용자들은 “공이 멀리 곧게 나가요. 특히 드라이브성 타격에 강해서 중장거리 타구에 적합합니다. 다만 타구음이 크고, 손에 충격이 좀 더 전해지기도 해요.”라고 전했다.
이처럼 우드클럽과 메탈클럽의 장단점은 뚜렷하다. 선택은 당연히 동호인, 선수 몫이다. 다만 국내에서 메탈헤드 제품은 대회 출전에 제약을 받는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서 메탈소재 파크골프채 공인을 안 해주기 때문이다. 협회의 경기용구 공인 및 검정 규정 제7조 제1항 제1호 ‘목재로서 타구면은 합성수지로 강화한 것으로 한다.’라는 규정으로 메탈소재 파크골프채는 공인에서 제외되고 있다. 협회 규칙과 규정에 따라 열리는 대회에는 반드시 협회 공인 용구만을 사용해야 참가할 수 있다.

우리나라 밖의 상황은 어떨까? 일본과 북미에서는 메탈클럽이 점점 더 보편화되는 추세이다. 국내외에서 판매하고 있는 메탈클럽은 마사히로, 부쿠로, 야마토, 그랜드골프, 다이와파크골프, 렉스코어 등이다. 특히 ‘마사히로 G-302’ 모델은 국내 특허등록에 이어 북미파크골프협회(NAPGA)와 파크골프월드(PGW)의 공인에 성공해 크게 주목받고 있다.
북미파크골프협회는 마사히로 G302가 “향상된 비거리와 탁월한 직진성을 자랑하며, 고강도 금속을 사용하여 온도와 습도 변화에 대한 내구성을 더욱 강화했다. 정밀하게 조정된 무게 밸런스는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스윙을 선사한다”라고 평가했다.
마사히로를 연구개발해 올해부터 본격 판매에 나선 정병하 거목인터내셔널 회장은 “더욱 성능이 우수하고 오래 사용하며 가격도 합리적인 마사히로 제품 보급을 위한 마케팅에 전력을 다하겠다”라며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선택권 보장을 위해, 그리고 K-파크골프 용구의 세계화를 위해 대한파크골프협회가 메탈헤드 파크골프클럽 공인에 전향적으로 나서 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파크골프는 장비가 단순한 만큼, 각 장비의 미세한 차이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드냐 메탈이냐는 개인의 취향과 스타일, 실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직접 시타를 해보고 선택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입문자라면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우드헤드로 첫 클럽을 선택하고, 이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메탈클럽을 추가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파크골프 지도자들은 “파크골프채 선택은 자신의 스윙 스타일, 체력, 경기 스타일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단순히 헤드 재질만 볼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밸런스와 손에 감기는 느낌까지 체험해 보는 게 중요하다”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