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바닷속으로 몸을 던진 잠수부들이 한 줄씩 그물을 걷어 올릴 때마다, 오랜 세월 쌓인 쓰레기가 햇빛을 받았다.
폐어구, 플라스틱 조각, 바다 속에 잠들어 있던 타이어까지, 그동안 바다가 삼켜야 했던 인간의 흔적들이 하나둘 수면 위로 드러났다.
15일 여수 신기항에서는 광양제철소 클린오션 재능봉사단과 어촌 주민 30여 명이 함께 바다를 청소했다.
잠수복을 입은 봉사자들은 해적생물인 불가사리와 성게를 제거하고, 어선 운항을 방해하던 대형 폐기물도 인양했다.
표면만 보면 고요한 항구지만, 바닷속은 여전히 지워지지 않은 쓰레기들의 무덤이었다.
2009년 스킨스쿠버 동호회에서 출발한 이 봉사단은 지금까지 1만여 명이 참여해 1.1만 톤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했다.
“바다는 우리 모두의 삶과 맞닿아 있다”는 신념 하나로, 매달 두 차례 이상 바다로 향하는 이들의 발걸음은 16년째 멈추지 않고 있다.
정중영 단장은 “바닷속을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걸 느낀다”며 “작은 행동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는 믿음으로 꾸준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광양제철소의 바다 사랑은 다음 주에도 이어진다. 봉사단은 18일과 19일, 여수 거문도에서 해경구조대·다도해국립공원관리공단 등과 함께 대규모 연합 수중정화활동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