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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멈췄지만 노래는 계속된다”… 바리톤 이남현, ‘스토리텔링 독일 가곡 콘서트’로 삶의 드라마 무대에 올려

폐활량 30%의 노래, 휠체어 위에서 다시 피어난 성악가의 삶
독일 가곡과 인생의 서사가 만나는 무대… 음악으로 풀어낸 회복의 이야기
“몸의 한계는 있어도, 꿈의 한계는 없다”… 이남현이 전하는 예술의 메시지

지이코노미 유주언 기자 | 사고로 전신이 마비돼 휠체어에 의지하게 된 바리톤 이남현이 오는 11월 1일 서울 모두예술극장에서 ‘스토리텔링 독일 가곡 콘서트’를 연다. 폐활량 30%의 제약 속에서도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그는 이번 무대를 통해 “몸에 장애가 있어도 꿈에는 장애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20년 전 교통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이남현은 성악가로서 가장 중요한 호흡조차 자유롭지 않다. 폐활량은 비장애인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그는 그 한계를 끊임없는 연습과 집념으로 극복해왔다.
휠체어에 앉아 노래하는 그의 무대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의지의 기록’이다. 이남현은 UN 본부 신탁통치이사회장 초청공연, 뉴욕 카네기홀 무대, 2023 부산 세계장애인대회 개막공연 등 국내외를 오가며 예술가로서의 존재감을 입증해왔다. 지난해에는 제15회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 음악 부문을 수상하며 예술성과 메시지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스토리텔링 독일 가곡 콘서트’는 단순히 가곡을 나열하는 무대가 아니다. 이남현은 자신이 겪은 시련과 회복의 시간을 독일 가곡과 연극적 요소로 엮어 하나의 서사로 완성한다.
공연에는 슈트라우스의 〈아, 님이여 나는 떠나야 해〉, 슈베르트의 〈마왕〉·〈음악에〉, 볼프의 〈은둔〉, 슈만의 〈헌정〉 등 독일 가곡의 대표작이 포함된다. 노래의 가사와 그의 인생이 교차하며, 배우의 연기와 아나운서의 내레이션이 어우러져 관객은 한 편의 음악극을 보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이남현은 이번 무대를 두고 “반복적인 형식의 리사이틀이 아니라, 나만의 이야기를 담은 새로운 형식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신체적 제약이 있어도 예술을 통해 얼마든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다”며 “이 공연은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인 동시에, 관객에게 희망을 전하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후원으로 열리며, 소프라노 박현진·한아름, 일렉토니스트 김하얀·김란영, 배우 허세영, 아나운서 이혜원이 함께한다.

 

‘스토리텔링 독일 가곡 콘서트’는 클래식 음악의 장벽을 낮추고, 장애 예술인의 새로운 표현 방식을 보여주는 무대로 평가된다. 전석 2만원으로 인터파크와 모두예술극장에서 예매 가능하다.
무대를 준비하는 그의 말처럼, 이번 공연은 “몸은 멈췄지만 노래는 멈추지 않는” 예술의 힘을 다시 한 번 증명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